길을 가다 전날 찍은 장소를 다시 찍고 가버린 어제는 보내고 새로운 오늘을 같은 곳에서 맞는다.
그리고 그렇게 오늘을 또 보내고 내일 그 자리에서 다시 다음 날을 아름다운 일상으로 기억한다.
삭막할 정도로 역 앞은 텅 비어 버렸다. 그러나 최근 신종플루로 인해 멀리 모스크바에서 부터
우크라이나 중부 이북 지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신종플루 환자 발생 보고가 없는 크림지역으로...,
내가 살고 있는 예빠토리야 역 앞에 주차장에도 차들이 주차해 있다. 평소에는 텅 비어 있는 역 앞이다.
예빠토리야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도시의 많은 거리에는 조각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예빠토리야 역 인근의 소공원에 조각동물원처럼 많은 조각상이 있는데 그 장면을 모두 담아보았다.
생생한 작품이 곧 살아 나올 것 같은 동물들을 연상하게 한다. 곧 달려 나올 것처럼 동적이다.
가로에도 그렇고 공원마다 쉬어갈 수 있는 벤취가 있다. 그러니 어디에서든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나무와 사람이 모였으니 참 휴(休=人+木)가 있다. 참 휴(休)가 있으니 사람들이 편하고 평화롭다.
예빠토리야 역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모스크바 행 기차다.
곧 저 노을을 박차고 머나먼 모스크바로 갈 것이다. 꼬박 이틀을 가야할 것이다.
산책을 하다가 다시 바다로 발 길을 돌린다. 가고 가도 두려움이 없는 바닷가 산책길이다.
가도 가도 질리지 않는 바닷가 산책길에서 나는 고향의 파도소리를 들어본다.
그렇게 고향의 소리에 고향의 바닷바람 소리도 들어보려고 귀를 기울여본다.
아득한 저물녘에 할머니의 기도가 애절한 느낌이다.
연출한 것 없는 저 정숙하고 깊고 그윽하고 간절하고 절박한 할머니의 기도는 무엇일까?
어쩌면 내 어머니의 기도가 아닐까? 세상 모든 어머니의 기도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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