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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사람들

네팔에서 만났던 만해대상 수상자 비쉬누 니스투리 네팔기자협회장

by 김형효 2009. 11. 7.

 

[인터뷰]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자 비쉬누 니스투리 네팔기자연맹 회장

 

 

▲ 비쉬누 니스투리 네팔기자연맹 회장 ⓒ 김형효

 

비쉬누 니스투리와의 면담은 네팔기자연맹 집무실에서 네팔 시간 4월 5일 오후 2시 40분부터

30분간 진행되었다. 갑자기 정해진 약속이지만 그는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다.

 

그가 '만해대상' 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소식을 네팔에서 접한 나는 그와 만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네팔 기자인 먼주(manju)를 통해 연락처를 알아줄 것을 청했다.

 

그를 통해 연락처를 받고 곧 연락을 취했는데 바로 연결이 되었다. 그는 흔쾌히 만남을 허락했다.

그의 사무실은 내가 2004년 8월에 찾아갔던, 네팔 언론을 담당하는 정부기관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를 만난 첫인상은 또렷한 눈매에 선하고 이지적인 느낌이었다.

▲ 카트만두 공항 인근의 네팔기자연맹 건물 ⓒ 김형효

 

또렷한 눈매에서 보통의 네팔사람들과는 다른 의욕을 엿볼 수 있었다. 잘 정리된 옷차림새와

꼿꼿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그와의 대화는 온화한 느낌을 주었다. 이지적이고 매섭다는

느낌보다 냉철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네팔어로 진행된 대화에서 그는 정당 활동에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표정으로

"NO PARTY!"를 역설했다. 그리고 젊은 정치, 젊은 정치 활동가들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YOUTH PARLIAMENT!"라는 말로 대신했다.

▲ 네팔 카트만두 라니포카리에서 벌어진 시위장면 ⓒ 김형효

 

그는 네팔의 발전을 위해 저널리즘 활동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길을 열어 가겠다며 어린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든 대상을 교육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데 주력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그에게 그렇다면 실제 하나의 정치 집단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지 않은가, 라고

반문하였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정당과는 구분되는 사회활동이라며, 내가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내가 지향하는 방식의 것으로 그것이 네팔 발전을 위한 것이고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해석하든 그 해석과는 무관하게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물이 병 안에 있든 병 뚜껑에 있던 똑같은 물이 아닌가?" ⓒ 김형효

 

그는 곧 옆에 있던 생수병을 들어 생수병에 물을 병마개에 옮겨 닮으며, "이 물이 병 안에

있든 병뚜껑에 있든 똑같은 물이 아닌가? 나의 활동은 이와 같다"고 자신의 활동 방향의

일단을 확고한 의지 표명의 수단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정당이나 정치 활동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어느 것에 소속하면 그 집단의 이익과

그 기능에 종속되어 전체적인 조망이 불가능해진다는 속성을 제시했다. 그럼으로써 평범한

사람들과 차단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널리즘적 활동은 곧 평범한 사람과

교감을 확대하고 독립적인 사유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발전 방안을 갖고 일을 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 네팔기자연맹 사무실 앞에서 비쉬누 니스투리와 만난 필자 ⓒ 김형효

 

위는 네팔 기자 협회 회장을 지낸 비쉬누 니스투리와의 인터뷰를 소개한 오마이뉴스 기사다.

 

필자는 그 동안 네팔을 다섯 차례 오가며 많은 네팔인들을 만났다. 짧은 기간 동안 네팔의

정 치인과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네팔어를 익혔고 동시통역이

가능하다. 자연스럽게 네팔 관련 일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네팔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일

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토대로 한 일이었다.

 

네팔의 문화예술을 소개하자는 것이었고 대규모 네팔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를 시작으로

네팔의 문인들의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일까지 주도적으로 일을 했다. 그러는 과정에 네팔이

겪는 정치적 변화의 시기 네팔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다. 마치 네팔 국왕이 권좌에서 물러나는

날도 난 카트만두 궁궐 앞에 있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비쉬누 니스투리가 한국에서 열린 세계기자연맹총회 참석했을 때

당시 참석자들로부터 2007년 만해실천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국내 뉴스를 접한 후

네팔에 머물고 있던 필자가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다. 배석자 없이 네팔어로 진행한

인터뷰였다. 처음 만난 그의 인상은 부드럽고 단호하다는 것이었다.

 

인터뷰 내용과 별개의 내용은 없다. 다만 이 인터뷰 후 필자는 다시 국내를 방문한 비쉬누

니스투리를 주한 네팔대사관저에 식사 초대를 받았던 자리에서 함께 만났고 백담사

만해마을에 시상식 그 리고 동대문 나중에 다시 네팔을 찾았을 때 추가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움직임은 네팔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정중동의 상태로 보인다. 필자가

맨 마지막 인터뷰를 가진 것은 지난 2008년 5월 한국 화가의 네팔 전시회를 열고 이후

필자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켐프 등정 기념 제1회 국제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의 날 초청

전시회(네팔관광청)에 참석했다가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였다.

 

그는 만해실천대상을 받은 후 네팔의 격변을 겪었다. 그리고 손발이 묶인 사람처럼 아무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의 기자에서 네팔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연인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직도 네팔은 격변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의 향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는 이유이나, 그가 말한 "물병 안에 물이나

병뚜껑에 물이나 다 같은 물"이란 대체 그가 보여줄 향후 행보에서 무엇을 의미하며

그가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게 될 지 주목된다.

바람은 머무르면 죽는다. 그는 얼만큼 실천적인 기자에서 실천하는 지식인으로 움직여 줄 지......,

그래서 그가 필자에게 말했었던 "정치는 하지 않되 정치적인 일을 피하지 않겠다!"말한

그의 아리송한 발언은 어떤 실천하는 지식인 상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지 더욱 궁금하다.

 

그의 진실은 어디에서 숨쉬고 있을까? 여러 차례 만남으로 우리는 형님, 동생하며

어우러졌지만, 그의 행방과 관련해서 궁금한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지식인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보면서 과연 지식인이 정치를 외면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그를 기억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