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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의 추억 <문화통일>이후

by 김형효 2007. 11. 27.

누군가는 오늘

어제를 추억하고 있을 테고,

나는 오늘 무엇을 추억해 볼까? 고민하는 아침이다.

 

잠을 깨운 아침, 독립운동가, 시인,

몽양 여운형 선생님의 비서실장이셨던 이기형 선생님

선생님은 오늘도 일본에서 유학하던 해방 전의 추억을 떠올리고 계시는가?

<해연이 돌아오다>라는 당신의 시집에 통일시를 읽고 있는 구순의 이기형 선생님!

 

해방과 그리고 앞날의 민족의 길, 시인 심연수와 함께 동경의 유원지에서

몽양 선생께 여쭈었던 조국의 해방과 민족의 길을 지금

손자뻘 되는 내게 묻는가?

 

나는 따뜻한 아랫목의 구들장 밑에 동무들과 발 모으고

소꿉놀이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그러다가 문득 이래도 되는가 싶어 마음속의 하늘을 본다.

 

통일이 오지 않으면 죽지 않으시겠다는 선생님

그 말씀을 귓등으로 듣고 흘러 보내기는 너무나 절박한 말씀이시니

시절이 호시절이건마는 사람들은 시시때때 죽겠다고만 하고

정말로 힘겹고 추운 날을 사는 사람들은 자기네끼리 그래도 살아볼 만한 세상 아니냐고

자문자답 스스로를 위로하며 거친 세월의 무게를 이겨가고 있으니

나는 오늘도 <통일문학>이라는 잡지를 만들자는 선생님의 제안을 제안으로만 듣고

지난 한 때 내가 꿈꾸었던

문화통일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말씀을 드리지는 못했다.

한 때였지만 소중했던 나의 그 시절은 내가 추억할 아름다운 기억은 맞는 것 같다.

 

지쳐 쓰러진 것이 아니라 갈 수 없어 못 간 그 길이기에.

하지만 우국지사처럼 일생을 살아왔고 살아가시는

이기형 선생님은 지금도 나의 꿈을 살고 계시지 않는가?

 

문화통일이라는 명제로 출판을 했던

내 지난 날을 추억하면서 씁쓸한 서글픔이 있지만,

여전히 삶은 살아 있어 꿈 꿀 것이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통일에 대해 논할 때는

통일을 <이순신 장군의 눈으로 보라!>는 이기형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