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07년을 5일 남겨둔 시점이다.
작년에는 시골 나의 집 근처 인터넷방에서 2006년의 새소식을 정리했었다.
오늘은 수원이다.
학원에서 중학교 1, 2, 3학년 학생들의 국어과목을 맡아
가르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뉴스를 갖고 있다.
작년 연말을 시작으로해서 나는 준전국일주에 버금가는 여행을 하였다.
가까이 내 고향에 찾아오신 시인 이승호 님과 함께 난생 처음 월출산을 1월 2일에 올랐다.
다음은 땅끝 마을 가는 길에 무위사라는 사찰을 찾았었고,
해남윤씨 고택 녹우당을 찾았고 윤두서 선생의 자화상을 비롯한 유물과 유적을 살펴보았다.
그날 밤에는 해남 땅끝마을의 어느 모텔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지쳐 잠이 들었다.
아침 잠에서 깨어나 땅끝탑을 둘러보고
다음 날은 땅끝 전망대에 올라 고산을 생각하며 다도해를 바라보았지요.
땅끝을 지나 달마산 미황사를 둘러보고 어란진을 갔지요.
어란진에서는 해방기념탑도 보았고......, 길 지나던 길에 신혼첫날밤을 뜻하는 <꽃잠>여관도 지났다.
그 다음은 고인이된 시인 고정희 생가와 김남주 시인 생가를 방문했지요.
그리고 다산초당을 찾았고 영랑 시인 생가를 찾았지요.
그리고 어제는 승달산을 올랐고, 삼학도를 올랐습니다.
<사진은 고정희 시인의 생가에 서재에서...>
그리고 다음날은 답답한 네팔행을 앞두고 있었는데, 부산의 한 사업가가 그림을 구매해주어서 경비가 마련되었다.
조금 모자라지만, 2주 후에는 네팔을 향해 길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이승호 시인이 부산으로 향하고 나는 강원도 태백을 향해 갔다.
태백산 산행을 위해서 아무런 예정에 없던 태백산 산행이다.
내가 시인을 꿈꾸며 살아가던 시절에 겨울 산행은 또 다른 낭만을 주었었다.
아주 오랜만인 산행이고 홀로 하는 산행이다.
물론 네팔을 향하면서 준비운동 삼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무작정 떠난 태백산 산행!
이어서 내가 시인을 꿈꾸며 살다가 만난 문우이며 방송대학교 선배이신 조영웅 시인을 만나기로 했다.
그는 나와 함께 교육방송 개국특집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평창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나는 서울에 영풍문고 책꽂이에서 그의 시집을 발견하고
그의 연락처를 알게 되어 연락을 취하게 되었다.
그렇게 급박하고 짧은 1월은 땅끝에서 시작해 봉평에서 보냈다.
다음은 목포에 가서 목포 KBS FM 정은주의 뮤직파워 녹음을 하였다.
그때는 네팔행이 늦춰져 3월 초이다.
첫회와 두번째는 생방송으로 출연하였고, 3회분과 4회분 방송은 녹음을 하였다.
텔레비전방송에는 몇차례 출연해보았다.
그리고 라디오도 인터뷰는 해보았지만, 스튜디오 방송은 처음이었다.
새로운 기억이다.
더구나 이 기회에 나는 나의 유년과 현재까지 이어진 노래와 함께한 삶을 정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렇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뒤로 하고 나는 네팔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네팔행에서 나는 랑탕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생각이다.
에베레스트의 꿈인 솔루쿰부를 계획했으나,
여러가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히말라야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랑탕 히말라야 트레킹으로 자족하기로 했다.
이것이 나의 세번째 뉴스다.
물론 다음 뉴스를 위해 함께 한 여행이다.
그 하나는 네팔 화가 한국 전시회이고, 또 다른 하나는 네팔시인작가들의 한국에서의 문학심포지엄이다.
물론 음악가 초청공연도 함께 계획하였으나, 올해의 뉴스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후일을 기약할 것이 되었다.
먼저 나는 네팔의 주요 화가들을 만나 2006년 1월의 네팔화가 한국전시회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다시 그런 과정에 10월 한국에서의 다른 화가 초청 전시회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네팔시인작가문학심포지엄도 진행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랑탕 히말라야로의 트레킹을 떠날 수 있었다.
언어 소통의 장벽이 없어지자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충만했다.
하지만, 낯선 히말라야의 길동무가 필요해 가이드를 구했다.
그와는 한국어를 가르치고 네팔어를 배우기로 했으나,
실은 한국어 가르치는 일이 더했던 듯하다.
덴두라는 친구는 29살이다.
쉐르파 성을 가진 그는 에베레스트 근처에서 태어난 친구다.
그는 트레킹 내내 성실성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에게 등산복과 한국에서 가져가 아이 신발을 전해주었다.
그는 내게 랑탕트레킹을 기념한다며 영문으로 <한국 시인 김형효>라 새긴 티셔츠를 선물해주었다.
그렇게 랑탕 히말라야를 걸으며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히말의 신비를 체감하며 일주일의 짧은 여정을 마무리 한 후,
시인들과 화가 그리고 음악가들을 만나 작별인사를 나누고 귀국하였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두 개의 방을 사용하던 기존의 거처에서
방 하나만 있는 곳으로 옮기기도 하였다.
5월에는 약 한달 보름 정도 대전의 택시드라이버를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판을 주야로 목도하였다.
때로는 관조적 시선으로 때로는 나도 그 안의 군상으로
때로는 외면하면서......,
그렇게 철부지처럼 가던 세월을 뒤로 하고
고향에 머무르면서 고향길 산책을 할겸
보름정도 시골마을의 택시드라이버를 하였다.
이 소식은 아마도 공개하지 않은 사연같기도 하다.
그렇게 정황없이 보내다가 중국에서 조선족 시인협회 창립식에 초청을 받아
대전의 김동준 시인과는 함께 다른 몇몇 인사와는 따로 따로 연변에서 만났다.
나는 발해뗏목탐사대와의 인연으로 바닷길로 갔던 포시에트만을 거쳐 끄라스키노 항구에 닿았다.
그리고 훈춘을 거쳐 도문(두만강변)을 거쳐 다시 연길로 가서 행사에 참석하고
2박 3일 술잔을 기울인 후, 이번에는 길림시에 조선족 예술관을 찾았다.
거기에는 도라지 잡지사도 있다.
이미 <히말라야 도보순례집>출간을 앞두고 있던
나는 길림시의 송화강이라는 월간지에
히말라야 도보순례기를 일년간 연재하기로 했고 현재 연재중이다.
약 15일 동안의 길림과 연변 체류 기간 동안에는 두만강변의 일광산에 오른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용담산성을 재차 오른 기억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다시 길림 동포들과 중국 기업인의 환송을 받으며 한국에 돌아와
집에까지 가지도 못하고 네팔 시인 작가들을 기다리느라 동가숙서가식하며 떠돌았다.
그리고 며칠 후 네팔의 세 사람의 작가를 맞았고
만해마을을 찾아 문학심포지엄을 긴장 속에 마무리 하였다.
사실 처음하는 문학심포지엄이었고 공식행사에 처음으로 통역을 하는 일이었다.
마음에 긴장이 대단했다.
심포지엄을 마치고 두 사람은 먼저 출국하고 남은 먼줄 시인과 팔도 강산 여행을 하였다.
말이 여행이지 가이드에 통역 역할을 하는 일이 이만저만 힘들지 않았다.
그때 마침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라는 책이 출간되어 여행중에
출판기념회를 갖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물론 먼줄 시인이 가수이기도 해서 네팔노래를 들으며 진행되는
이색출판 기념회가 되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렇게 먼줄 시인까지 네팔로 가고 다시 바쁜 일이 연속되었다.
10월부터 열기로 한, 네팔현대미술전 준비가 바빴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한국전업미술가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어
나는 5일 동안을 예술의 전당에서 머물며 한국의 화가들과 교류하였다.
100인전에 더한 전시회에는 수많은 화가들의 작품이 있었다.
참으로 즐거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네팔화가의 대구 갤러리 전시회 오픈 이후 다시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막무가내식 여행길에 들어선 나를 붙잡은 곳, 아니면 내가 붙잡힌 곳이 수원이다.
수원에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학원장의 요청으로
학원에 국어강사로 취직을 하게 된 것이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사실 청계갤러리카페가 오픈하면 그 일에 전념할 생각이었고
한국네팔문화예술교류협회 창립 및 후원의 밤
그리고 원주에서의 추가 네팔화가 전시회 등 경황없이 바쁜 일정이었으나,
바닷속에 물고기처럼 꿈틀거리는 일로 남게 되었다.
물론 청계갤러리카페 오픈전은 예정대로 열리고 있고 후속 전시화가와의 미팅도 진행중이다.
바쁜 일상의 기록이다.
하지만 보람이 무엇인지 기쁨이 무엇인지 감지할 여력없는 바쁨은 날 애닯게도 한다.
떠도는 바람이 멈추면 머문 바람이다.
흐르는 물이 고이면 썩듯이 머무는 바람은 썩은 바람이 아닐런지
하지만, 회오리 바람이 되어 좀 머물러 보고자 한다.
좀 더 먼 히말라야를 회오리쳐 오를 그날을 기약하여야 하니까?
아니 남미와 아메리카 그리고 만주벌판을 걸어보고 싶으니까?
그날을 위해 참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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