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반 걸음 쯤 느리게 걷는 자의 것이다. 때때로 삶은 뒷 걸음 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느리게 반 쯤 혹은 두 세 걸음 혹은 아주 멀리 앞서가는 그런 사람들을 넋 놓고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의 것이다. 절망같이 체념하지 말고 느리게 멀리 보라. 아픔의 세월은 느리게 간다. 현재 아닌 과거는 훈련의 날들, 그런 날들은 담금질의 세월이었다. 저만치 앞서가는 삶만이 능사가 아니다. 불혹을 넘긴 철부지한 사람 이상(理想)은 20세 청춘에 멈춰서 삶의 이정표를 긋지 못한 슬픈 세월을 살고 날마다 설익은 삶이 익어가는 날들이다. 이제 20세 청춘은 아니지만, 눈 먼 이상은 꽃처럼 맑다. 밤 하늘 별이 감꽃처럼 무성하게 열려있던 히말라야의 새벽 밤이 그립다. 그리움이 지배하는 세월 히말라야의 설원에 흰 꽃이 떨어져 핀다. 맑은 하늘에 눈물이 맺힌다. 우리는 그렇게 천천히 절망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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