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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세상 이야기

모든 시작은 아름다운가?

by 김형효 2009. 2. 24.

한 걸음 한 걸음이 소중한 걸음일 때 아름답다.

 

 

새로운 길을 간다.
아니 사실 새로운 걸음, 새로운 길은 애시당초 없다.
산다는 그 자체야말로 날마다 새롭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는 3월 4일 낯선 이국땅 우크라이나로 떠난다.
지난 한 해는 질풍노도처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었다.

지난 2008년초에는 강원 봉평에서 올 한 해 나는 또 어떤 걸음을 딛고 살게 될까를 고민했다.
산골 깊은 금당계곡과 이효석 생가를 오가면서 보낸 몇 날 몇 일인가? 고민없는 고민을 했다.
마치 흰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것처럼 흰 눈이 계곡을 뒤덮어놓은 그날에도 
나는 다음 목적지를 알지 못했다.

 

 

2월 16일 연수를 마치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 나라 국가대표라도 되는 듯......,


사실 지금 내가 낯선 나라의 하늘 독일의 뮌헨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미 비행기 티켓도 모두 준비되었으며 2년의 기약을 두고 가는 여정이 
문서로 확정되었으면서도 나름 환상 같은 날이다.
왜냐하면 내가 가고자해서 간 길도 돌아서야 했던 날들이 많았고
돌아서야하나라고 고민했지만 돌아서지 못하고 제 자리를 지켜야했던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그 어떤 날보다 모양 좋게 가는 길이다.
물론 보통의 사십대가 가는 길은 아니다.
그러나 모두는 보통을 산다고 하면서 보통을 살지 못하고 
보통을 꿈꾼다 말하면서도 보기에 따라 보통 이상인 사람도 있다.

 

 

 

올 93세의 노시인! 몽양 여운형 선생님의 비서실장이셨던 살아있는 역사! 이기형 선생님께 작별인사를 갔었다. 선생께서는 작년 발간한 시집을 선물로 전하셨고 고려인 동포에게 전하라면 몇권의 시집을 전했다.


나는 지난 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올랐다. 별다른 장비도 없이 생사를 가름할 만한

고산병과 거센바람도 뚫고 다녀왔으며 그 소회들을 완성없이 이 공간에도 조금은 채워 넣었다.
물론 이유야 있는 일이다. 모자란 것도 나의 삶의 소중한 편린들이니 그 편린들을 하나하나

내 기억의 곳간이 될만한 이곳에 차곡차곡 쟁여두는 것이었다.

 

날선 바람의 콧대를 꺾어보겠다고 한 걸음 한 걸음 옮겨딛던 히말의 품에서도
거센 풍파의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지키고자 했던 양심에 맞게 살아가고 있는지
시시때때로 회의를 품는다. 어찌보면 못난 백성의 이런 마음은 별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도
크게 기여할 바도 없는 일인지는 모르나 나름 바르게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누가 정했는가? 스스로가 가둔 감옥적 사색이다.

 

 

민영 선생님께서 육필로 당신의 시 를 써주셨다. 내 방안에 작은액자를 만들어두고 바라볼 생각이다.

아무튼 이제 2년여 낯선 나라에서 나보다도 더 낯선 죽음의 시절 같은 가혹 속에 살았던
까레이스키(고려인)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게 되었다. 어찌보면 나보다 더 한국적이었을 
그들의 품속에 나와 대면을 하고 그들과 서로 포옹하고자 한다. 어렵사리 준비한 먹과 화선지로 
그들이 살아온 날과 내가 만난 날을 기념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다.

내가 가서 2년을 살게될 하리코프 러시아 서부이며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시!
난 그곳에서 다시 여러분과 조우하기 위해 타이핑을 할 것입니다.
현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의 2달 연수를 마치면 오래된 조상의 후손들과 
만남의 기쁨과 눈물어린 사연 그리고 웃음을 찾아 전하도록 힘쓰겠습니다.

모자란 출사표같은 글로 한국에서 잠시 떠나는 나그네의 인사를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