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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한밭벌에서 - 거리 10

by 김형효 2007. 5. 26.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내달리다.

밤 늦은 거리에서 마주친 흰머리를 날리는 사람

그가 토해낸 세월의 희노애락

질곡이 질곡이 아니고

즐거움이 즐거움만도 아니라는 데

사람은 이상도 하다.

 

용광로에서 일하다 나온 사람은

오뉴월 무더위에도 시원하다 하고

술 잔에 지친 사람은 술 마셨다 안하는 데

어설픈 술잔에 술마셨다고 떠벌리더니

지친 세월은 가고

가고 없는 사람들만 서러워

그리워 그리워 노래 불다가

이래도 가고 저래도 가는 것

그저 타박타박 걸음 걷듯이 가다보면

강을 건너듯 건너는 게 삶의 강이라네.

 

개인 택시 운전 기사님의 독백에 암만요 암만......,

검은 머리의 청년이 옳다고 옳습니다라고

옹알옹알 동의하다가 지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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