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었다고 말하면 부러워 할 친구들 많겠다. 내가 힘들었다고 하는 말에 부러워 할 사람들도 많겠다.
참 쉽게 이해되지 않을 현실이다.
난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부러워 할 사람들을 생각한다.
웃기고 있다. 내가 말하는 이 변죽같은 말법 말이다. 그러나 분명 변죽은 아니다.
중국 조선족 문학지 <시향만리> 창간 기념식에 다녀오자마자 네팔 문학 심포지엄 준비하느라 집에도 못가고 서울에서 네팔작가들 기다렸다. 그리고 순회한 내용을 사진으로 약식으로 소개했다.
사실 중국을 다녀온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다가 멈추게 된 사연이 네팔작가들이 오게 되면서 부터다.
무사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그들과 아름다운 여행을 보냈고, 몸은 녹초가 되어 고향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 먹고 가을 초입의 장마비에 편안한 잠만자다 다시 서울에 왔다. 적당히 휴식도 취했으니 이제 밀린 이야기 보따리나 정리해볼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네팔화가 전시회가 10월 17일부터 대구에서 개최된다. 물론 내가 기획하여 초대하는 작가들이다. 경제적 빈국인 네팔이지만, 우리 화단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가 두 사람을 초청하는 것이다.
작년 서울 전시회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었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낯설음이었지만, 22점 전시하고 6점 판매했으니 처음 한 전시회 치고는 판매성과도 훌륭했다.
나는 이번에 초대될 두 작가의 프로필을 받고 그림 이미지를 받고 그리고 네팔 갈 준비를 했었다. 사실 예정대로라면 내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네팔 화가들의 자료가 늦게 도착되고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멈출 수 밖에 없이 되었다. 물론 꼭 내가 가야할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튼 그렇게해서 머물러 있던 서울......, 지난 9월 7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대한민국전업미술가협회의 100인전이 열린 예술의 전당에서 6일 동안 머물렀다. 그야말로 꿈 같은 시간이었다.
난 그 황홀한 시간에 기억을 시 한 편으로 정리해 두었다. 소중한 나의 추억의 곳간에 오붓이 담길 아름다운 기억이다.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사색의 정원>이라는 부제를 단 작품들을 보고 난 반했다. 그리고 함께 시화집을 내기로 했다. 그녀의 그림을 보고 사색을 생각하며 이미 세 편의 시를 지었다. 둘은 발랄한 젊은이 답게 그림도 아기자기한 맛을 주었다. 후일 그들의 전시를 기획해 볼 생각이다. 오수지 님의 부스에서 자세를 잡은 둘, 얼굴을 주제로 한 그의 판화도 재미있는 착상을 불러와 흥미로웠다.
나는 다시 동대구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갤러리를 찾아 관장님과 큐레이터를 만나서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리플렛 제작에 필요한 작품에 대한 토론을 마친 후 다시 대구의 시인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10월 17일 대구에 시지지구 <주노아트>에서 전시회를 갖게 될 <우마>의 오일 페인팅
다시 동대구 근처를 찾아 숙소를 정하고 잠을 청한 시간은 새벽 시간 늦은 아침 식사를 한 후 일찍 서울로 와서 머문 후 밤 길에 동대구행 고속버스를 탔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숙박을 하고 또 다시 갤러리를 찾았다. 전시 작품 전체를 전하고 전시 관련 토론을 마친 후 이번에는 대전을 향했다.
대전에 시인들을 만나고 그간의 근황을 묻고 답하며 술잔을 기울인다. 다시 1박은 대전에서 늦은 시간 잠을 청한다.
다시 서울 길 이번에는 다른 모임 사람들을 만난다. 지친 줄도 모르다가 가끔씩 무지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피곤하다.
내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안부를 전하는 일이다. 내가 오가는 중간 중간......, 더러 이곳 카페에도 나는 홀로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웹서핑의 형태로 안부를 대한다.
그렇게 일상이 저물고 그 일상을 따라 나의 일생의 한 순간 순간도 저물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 저무는 순간 순간이 꽃피는 순간 순간임도 안다. 우리는 그렇게 저물어가며 그렇게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 우리의 시간 뒤를 따라오는 나라 사람들도 있다. 지금은 11시 27분이다. 지금 네팔은 8시 12분이다. 같은 밤이지만, 난 아직 우리의 시간 뒤에 따라오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 시간 두 시간 기다렸다 소통한다.
그러니 나는 한 시간 두 시간 더 살고 있다. 그래서 몸이 더 피곤해져 오는 것인 줄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분명 내가 안부하는 순간 그들도 내게 안부를 전한다. 사람과 사람은 안부 전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길이다.
지치고 피곤하다. 하지만, 보람의 전선으로 너도 가고 나도 가는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그렇게 꽃을 피우는 것이다. 짜증의 꽃, 분노의 꽃, 환희와 열망, 그리고 격렬한 정의의 꽃도......, 중추가절의 풍요를 기원하며 지친 밤, 지친 몸으로 주절주절 혹은 중얼중얼......,
내일 아침 경향신문 10면에 내가 쓴 네팔이야기도 한 번 보시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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