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오고 사랑도 오고 그리움도 온다.
세월이 가고 절망도 가고 아쉬움도 간다.
이렇게 또 한 해를 보내고 나는 정처없다.
안타까움도 없이 하루가 가고
안타까움도 모르고 일상이 간다.
아이들이 웃는다.
내 웃음에 아이가 웃기를 바라며 따라 웃는다.
웃는 아이야!
널 보니 내가 행복하다.
첫 눈처럼 네 웃음이 날 설레게 한다.
강의 첫 날 눈이 왔다.
아이들이 첫 눈처럼 내린 것이다.
그들이 내 앞에 와서 눈이 된 것이다.
나도 그들에게 첫 눈처럼 설레일 수 있을까?
흔들리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첫 눈처럼 흔들리며 내리고 싶다.
아픔을 기억하고도
그리움에 사무치게 흔들리면서도
꼿꼿이 내려서서 녹아내리는 눈처럼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서 그렇게 녹아내리고 싶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