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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세상 이야기

우크라이나 대통령 야누코비치 당선 유력시(?)

by 김형효 2010. 2. 8.

-출구조사 결과 최소 3%에서 6% 앞선 것으로 나타나  

 

▲ 빅토르 야누코비치(59세) 빅토르 야누코비치(59세) 우크라이나 지역당 대선 후보가

2010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포커스 홈페이지 촬영)  

격랑으로 접어들어가는 느낌의 우크라이나 대선투표결과 지역당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된다. 어제 유권자 투표율 - 66.76 %를 기록한 투표결과 대부분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출구조사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은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는 대선 전날부터 선거운동과 관계된 일체의 행동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선거일 전날은 "침묵의 날"로 선거운동을 선거일 전날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는 선거 당일에도 각종 선거홍보를 멈추지 않았다.

 

 
  
▲ 율랴 티모센코(49세) 현국무총리 율랴 티모센코(49세) 현국무총리가 어제 남편,

그리고 딸과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그녀는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6개월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더구나 율랴 티모센코(49세, 현총리)진영에 의해 보고된 각종 부정선거관련 의혹이 개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11월과 12월에 있었던 "오렌지혁명"과 같은 현상이 재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부정선거로 지목한 유형을 보면 미니버스를 이용해 돈을 주고 투표자들을 실어나른 현상이 가장 큰 문제이며 다음으로 부정선거 운동이다. 대선 10일전 두 후보의 직접토론에 참여하지 않은 야누코비치의 선거운동은 선거 당일까지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이를 우크라이나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

  
  
▲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출구조사결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출구조사결과다.

모든 조사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가 3%에서 6% 전후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첫번째 출구조사 발표 첫번째 출구조사 발표 나찌오날느이(Национальный)라는 출구조사결과다.

야누코비치 48.7%, 율랴 티모센코 45.5%  

사실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양 진영에서는 첨예한 대결을 예고했다. 이미 빅토르 야누코비치 진영에서는 선거일 며칠전부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 텐트를 치고 진영을 갖추었다. 당선이 되면 축제로 이어질 일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규모 충돌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대선 당일에는 완장을 찬 야누코비치 진영의 청년 지지자를 중심으로 대통령 집무실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율랴 티모센코 총리는 선거전부터 줄곧 부정선거에 대한 문제점들을 제기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런 현상들을 어찌 돌파하느냐가 자신의 대선 승리의 변수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언급해왔다. 하지만 그녀가 만약 이번 대선에서 실패한다면 그의 실패는 우크라이나 현실정치인들 특히 현대통령과 그녀를 포함한 현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의 지지자들이 텐트를 친 채 며칠밤을 지새웠다. 선거 당일인 어제는 오전부터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 우크라이나 마이단 독립광장 우크라이나 마이단 독립광장에 우크라이나 독립 상징물이다.

독립의 역사가 짧은 우크라이나의 명운이 갈릴 이번 대선이후, 주요한 역사적 사건마다 마이단은 다른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한가하기만 하던 광장에서는 앞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달리말하면 그녀의 실패는 빅토르 유센코 대통령과 같은 개념에서 이해할 문제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실패 요인은 그녀가 주장한 1차 투표결과에서 급부상한 3위 후보인 티기쁘꼬 후보의 공개 지지선언을 확보하지 못한 요인도 큰 듯하다. 사실 국무총리직을 제안하며 그녀는 끊임없이 티기쁘고 후보에게 구애에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차기를 염두한 티기쁘꼬는 어정쩡한 태도로 대선 당일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누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든 팽팽한 대선결과는 그만큼 분열된 국민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지도자의 선택이 동서로 갈라진 우크라이나를 통합하여 나갈 것인지? 아니면 많은 이들이 예상한대로 러시아의 품으로 급속히 안길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선거 당일 야누코비치의 불법 홍보물 선거 당일 야누코비치의 불법 홍보물(우크라이나 국민여러분)이 거리에 가득했다. 우크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어떤 유권해석을 내릴지 주목된다. 
ⓒ 김형효  선거 당일 야누코비치의 불법 홍보물  
 
우크라이나 대선은 세계사적으로도 의미를 찾아볼 점이 있는데 이번 대선은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려는 우크라이나 국민 일반의 정서도 있었다. 대부분은 나토(NATO)가입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국민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일반적으로 표출하는 감정이었다. 마치 영어로 SO(러시아어 NO)를 러시아어로 NO(영어로 SO)라 말하는 것만큼이나 큰 의식의 편차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