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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미래를 향해 몸부림을 시작한 네팔 사람들

by 김형효 2011. 6. 14.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5)

 

26일 도착해서 네팔 도착 4일째부터 한국어 강의를 시작했다. 
비케이 갤러리에서 먼줄시인과 함께 만난 머니라이가 기자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 곧 그의 오토바이를 타고 간 곳은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는 학원이었다. 그가 갤러리를 찾아온 시간은 11시20분이다. 12시부터 수업이 진행되어 필자는 정신없이 수업을 진행했다. 교재도 한 번 본적 없는 수업이다. 

기초적인 언어능력을 시험하는 수업이라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다. 
노동부에서 시행하는 고용허가제에 따라 안전문제나 기본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능력, 한국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상식 등을 안내하고 교통표지판 등을 숙지하는 유형의 시험이라서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다. 그러나 가르친다는 것은 언제나 긴장을 유지하게 하는 것 같다.

 

 

이른 아침 힌두교 성자가 기도를 올리고 있다.

 

기도를 하던 늙은 성자가 사진을 찍는 것을 알고 짙은 웃음을 건네며 돈을 요구한다.

첫날과 둘째 날은 4개반의 수업을 진행했다. 
안산에서 일했고 수원에서 만난 적이 있는 머니라이와 공동 수업이었다. 
셋째 날은 홀로 진행하고 가끔씩 머니라이가 도움을 주는 방식이었다. 셋째 날부터는 5개반의 수업으로 늘었다. 네팔어 발음이 서툰 기자의 발음도 3일이 되어 바로 알아들었다. 

네팔과의 인연, 네팔 시인과 화가 한국에서 만난 네팔인들의 인상 등을 곁들여 가면서 진행하는 수업에 흥미를 보였다. 

4일째가 되면서 목이 잠겨왔다. 낮 12시부터 진행하는 수업은 밤 7시30분에 끝나는 강행군이다.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이야기, 자존심을 지키며 자신을 살려가야 한다는 이야기 등 네팔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이야기도 힘주어 가며 말했다. 
마치 이 나라의 운명을 열어가는 개척의 길에 선 선도자처럼...

서툰 한국말로 강의를 하고 있는 머니라이, 대부분의 노동자 보다는 잘아는 한국어가 그에게 또다른 희망이 되고 있다.

머니라이는 히말라야 가는 길, 아니 사가르마타 가는 길에 쉐르파 여인과 결혼해서 아들을 두고 있다.

밤길에 어둠이 깔리는 카트만두에는 아직도 바쁘다. 
놀라운 변화다. 아침나절 모습도 어둠이 내린 저녁 무렵도 그렇다. 일찍 움직이며 늦게까지 그 움직임을 이어가는 네팔인들의 모습은 내게는 또 다른 충격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왕정이 폐지되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로운 헌법이 제정되지 않았다. 어쩌랴! 이들의 삶은 대체 어찌될 것인가? 그런데도 기자는 희망의 나라라는 생각에 주저가 없다. 

그들이 머문 자리에 사악이 머물 자리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움에 눈을 뜬 사람들, 지성적으로 미래를 향해 몸부림을 시작한 사람들 네팔인들의 모습이다. 히말 계곡의 시린 바람을 뚫고 나온 사람들 그들에게 희망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이미 7차례 보아온 네팔과 지금의 다른 움직임들이 모두 희망의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소식을 지속적으로 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