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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내 나라의 다문화는 사라지고, 낯선 문화만 찬양?

by 김형효 2011. 6. 19.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7)

 

여기는 네팔이고 카트만두다. 당연한 소리, 뚱딴지같은 소리다. 멀고 먼 기억 속의 고향을 생각한다. 지난 밤 카트만두의 한 식당에 다녀왔다. 기자가 강의하고 있는 학원 원장이 식사초대를 한 것이다. 그는 여행 중개업을 하고 있다. 

그가 기자에게 바라는 것은 학원에서 하는 강의도 있지만, 한국인 관광객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기자를 초청해준 라이, 그는 나사의 초청을 받고도 미국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젊은이가 다 조국을 떠난다면 네팔의 일은 누가할 것인가? 그의 질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네팔 관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줄 수 있는 말을 해주고 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돕기로 했다. 앞서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 이유는 네팔의 전통식당에 초대받고 생각난 것들 때문이다.

나의 어린 시절 소고를 들고 농악대를 쫓아다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도 어려워진 현실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네팔은 가난하다. 그리고 한국은 부유하다.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으리라. 

그러나 사람은 그 부유의 성을 쌓아놓은 사람들로 인해 조롱당하기도 한다. 상대적인 박탈과 박해를 겪고 있는 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불가항력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쉐르파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보여주는 네팔 식당의 춤꾼들

타망족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보여주는 전통식당의 춤꾼들

다양한 네팔인들의 문화적 풍요를 말하고 싶어졌다. 고향의 기억, 대한민국의 30년 전, 40년 전을 떠올린다. 지금은 과거를 돌아볼 여유를 가져도 되는 것 아닌가 싶어서다. 그 과거를 기억하고 어느 정도라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추억들이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있어 행복하다.

누가 부를 조롱하겠는가? 부를 축적하고 부를 누릴 수 있다면 거부할 이유는 없으리라. 그러나 그 부를 위해 내팽개쳐도 되는 것은 별로 없다. 인간적인 삶의 원형인 문화적 자산은 더욱 그렇다. 낯선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의 초대를 받고 한 끼 식사를 했다. 


그들의 문화적 원형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는 그들의 자부심이 부러웠다. 그들이 보여준 것들이 고급한 것들만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네와리의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보여주고 있는 네팔 전통식당의 춤꾼들

 

어린 시절 꼴망태를 지고 산들산들 부는 바람결을 따라 걸었던 기억이 있다. 산과 들 그리고 노을이 짙어지는 바닷가......, 동네 어귀에서 바라다 보이는 어머니의 부엌에서 피어오르는 굴뚝연기가 사라진 지금은, 아쉬움도 서글프다. 


모두가 바쁘다. 기자의 감성을 조롱하고도 남을 만큼 말이다. 이것이 인간의 삶이라면 인간은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쁘기만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