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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네팔 티미는 네팔전통음식의 주요 생산지

by 김형효 2011. 10. 10.

 

 상그릴라(SHANG RI-LA)의 땅, 네팔에서(36)

 

오래 전 한 성자가 태어난 나라, 그리고 그 나라의 축복인 히말라야를 조망했다. 그때 축복 받은 느낌의 여행자들은 만면에 어떤 근심도 잃은 사람처럼 웃을 수 있었다. 어쩌면 깨달음 후의 석가모니가 그런 모습이었을까? 즐거운 마음으로 카트만두로 향했다.

나가라곳의 여운을 품고 카트만두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네팔의 주요 도자기 생산지인 티미를 둘러보기로 했다. 티미는 네팔에서 사용되는 거의 대부분의 그릇이나 화분 등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물론 섭씨 1500도 전후의 온도로 구워내기 때문에 강도가 많이 떨어진다.

티미에 도자기들이다. 가마에 들어가기전 성형을 끝낸 도자기들을 말리고 있다.

아마도 화분이나 간단한 집 장식물로 쓰이는 도자기들은 그 보다 더 약한 온도에 구워낸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창조물 하나에 쏟아낸 정성은 모두 한결같은 땀이 배어있는 것이다. 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고 있다.

티미는 도자기 생산과 함께 ‘찌우라’라고 하는 네팔 전통음식의 주요 생산지이다. 찌우라는 쌀을 쪄서 말린 간식인데, 처음 네팔 사람들은 식사를 대신했다고 한다. 과거 정부미라는 납작한 쌀 모양을 한 찌우라는 기자의 입맛에도 맞고 많은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다. 과자가 흔하지 않던 시대에 군것질 대용에 맞춤한 음식이란 생각이다.

한 도공이 넓은 마당 한 쪽에서 도자기를 성형하고 있다. 화분으로 쓰이는 것들을 만들고 있었다.

기자는 네팔의 많은 지인들 집을 찾을 때면 찌우라를 달라고 한다. 음식을 대접하려는 그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음식이면서 맛도 좋아 서로 편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네팔 사람들에게는 화를 다스리고 신을 섬기는 정성이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게 친근한 네팔사람들과 화목한 웃음을 유지하는 비법을 하나 터득한 셈이다. 그들이 내놓는 찌우라를 천천히 먹으며 대화를 하고 나면 한 시간 정도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티미에 사람들은 유독 한국인을 반긴다. 왜냐하면 그들이 특별히 한국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국·네팔 친선병원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습속들이 우리네 과거 농촌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한국인에게도 가까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서로 마음을 열고 부둥키기 좋은 여건인 것이다. 티미를 둘러보는 동안 얼마 전 소개한 바 있던 천드라 쉬레스터의 집을 찾았다.

또 다른 도공이 시범을 보여주겠다면서 일행을 불렀다. 그리고 한국의 작은 돈을 하나 보여달란다. 처음은 화폐 단위를 궁금해했다. 김판용 시인이 답례를 대신해 천원을 전했더니 고맙다며 웃어주었다.
화가 천드라 쉬레스타의 집을 찾았다. 그림을 보고 싶다는 말에 보관실에서 몇 점을 꺼내와 작업실에 전시하듯 세워놓고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천드라 쉬레스타(37세)

이국의 시인과 화가,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 만나는데 한 나라 사람의 가정을 찾아본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국가에 대해 세밀한 이해를 하고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미리 알리고 임대한 택시를 타고 나가라곳을 출발할 때 연락을 취했다. 천드라 쉬레스타의 집 옆에는 10+2 Scondry English이라는 학교가 있다. 해당학교는 1학년부터 우리네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학교다. 네팔은 우리와 다른 방식의 학교교육과정을 갖고 있는데 10+2에서 2는 우리네 전문대학과정을 공부한다.

전주에서 한 중학교의 교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김판용 시인의 관심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