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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구/이런 저런 사진 이야기

출판기념회 참석자가 올린 오마이뉴스 기사 전문

by 김형효 2007. 9. 14.
천상의 사다리를 오르다
김형효 네팔도보기행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이명옥(mmsara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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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 표지에 넣은 소녀의 사진
ⓒ 이명옥
한국과 네팔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형효 시인이 네팔도보기행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를 펴냈다.

▲ 축하 자리에 함께 한 먼줄 교수와 네팔 사람들
ⓒ 이명옥
지난 25일 종로의 한 찻집에서 열린 조촐한 출판기념식에는 네팔 대학 교수 겸 시인인 먼줄 교수와 그의 조카,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 젊은이들과 동료시인들이 참석해 축하해주었다.

▲ 축하 인사를 하는 독립운동가며 시인인 이기영옹
ⓒ 이명옥
독립운동가며 시인인 이기영(92) 옹은 축하말을 전하는 자리에서 먼 네팔의 히말라야를 다녀와 책을 낸 것을 보며, 통일을 고대하며 살아 온, 자신의 60여 년의 세월과 고향의 금강산이 몹시도 그리웠는지 "우리는 된장찌개 밥상을 앞에 놓고 남과 북이 오순도순 살고 싶으니 미국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함께 반전평화마을을 건설하자"며 통일에의 열망을 간절하게 내비쳤다.

살아생전 고향 땅을 밟겠다는 소망으로 손녀를 등에 업고 손녀딸의 기저귀를 빨며 "몸을 움직여야 살고, 살아 있어야 언젠가는 북녘의 고향땅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기영 옹의 '샹그릴라'는 히말라야가 아닌 바로 철조망 저 너머 북녘땅 일 것이다.

▲ 김형효 시인과 네팔 대학의 먼쥴 교수
ⓒ 이명옥
누구에게나 이상향, '샹그릴라'는 존재할 것이다. 비록 그 형태는 다를지라도. 김 시인이 맛 본 '샹그릴라'의 땅을 슬며시 엿보기로 하자.

지상과 천상의 사다리 오르기

ⓒ 이명옥
해발 고도 5000m 이상의 히말라야 봉우리를 다녀 온 사람들은 한결같은 고백을 한다. '마치 지상에서 천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노라'고 '문명의 이기 속에 갇혀 살던 자신의 영혼이 사슬을 풀고 자유로이 춤추는 것을 느낄 수 있었노라'고. 김형효의 <히말라랴 안나푸르나를 걷다>에서도 비슷한 고백을 엿볼 수 있다.

김 시인은 2006년 12박13일에 걸친 안나푸르나 도보순례와 2007년 랑탕 히말라야 3800m 도보 순례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 깨달은 것을 사진과 함께 글로 펴냈다.

여명이 밝아옴과 동시에 '뿌자(기원)'로 하루를 시작하고 눈물겨운 일상 속에서조차 '나마스테(신을 영접한다)'라고 인사한다는 네팔인들, 그들은 이미 샹그릴라(이상향)를 마음에 품고 사는 풍요로운 사람들이요, 자연의 품을 그리워하는 이방인들이야말로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의 손길이 필요한 빈한한 자들일 것이다.

덧없이 생각에 잠기며 걷다보니, 히말이 또 다른 세상처럼 하얀 신성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그 산의 우듬지에서는 하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마치 아름다운 꽃처럼... 안나푸르나(버팔로 머리위에 많은 눈이 쌓인 형상을 하고 있다는 의미)를 누가 이름 지었나 그래 하얀 눈이 지상에서 꼭지처럼 쌓여있다. 그리고 거기서 피어나는 구름 꽃이 저 천상을 향해 손을 뻗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는 말한다. '거대한 자연의 품에 겸손히 안겨 무심 속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의 천상이 된 히말은 더 이상 네팔인의 것만은 아니다'라고. 그렇다 비록 네팔의 세르파들이 천상으로 인도하는 길목에 살고, 수많은 이방인들을 천상의 사다리를 오르는 길로 안내하고 있지만 어찌 천상의 사다리와 샹그릴라가 그들만의 것이리오. 자연이 인간 모두의 것이듯, 인간에RPS 어떤 형태로든 샹그릴라가 자리하고 있다.

해발고도 3800m에서 시작한 트래킹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수많은 고통과 추위를 동반한다고 한다. 우선 고도의 차이에서 오는 두통, 낮과 밤의 심한 기온차이로 인한 밤의 견딜 수 없는 추위는 잠을 설치게 만들고 체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그런 두통과 추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극한에 도전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영성 때문일까?

분명한 사실은 히말라야 산자락을 걷고 온 이들은 문명의 이기에 찌들었던 자신의 내면의 먼지들을 말끔하게 벗겨내 천상의 사다리를 밟아 본 사람답게 투명하게 빛나는 영혼들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은 돌아오기가 무섭게 또 다시 에너지를 가득 채우려 천상의 사다리를 밟기 위해 히말라야를 향해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자연 환경과 정치적 여건상 결코 안락하거나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없는 네팔인들이 맑고 투명한 눈빛을 잃지 않는 것,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은 그들은 모두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와 함께 샹그릴라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김 시인의 글이 아니더라도, 나도 언젠가는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와 함께 천상의 계단을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김형효/들꽃/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