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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그리움에 빠진 눈물

by 김형효 2008. 1. 18.
그 아침도 칠흙같이 어두운 밤
두려움 때문에 눈을 감았다.
어둠이 두려워 잠들지 못하고 맞이한
동녘해도 무서움증을 느끼게 했다.

어둠과 적막 그리고
차갑고 세찬 바람 탓에
여민 옷깃 사이로도 시린 날을 지새던 그 날
달빛에 그늘진 처마 끝이 흔들릴 때 나도 울었다.

무서웠다. 천둥소리도
흔들리는 바람 그림자도
무서웠다. 문풍지 바람소리조차 날 잠 못 들게 한 날
그날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동생과 나는 기다림 뿐이었다.

예닐곱살 북풍한설
동짓달 달무리진 그 밤은
대닙사귀 흔들림따라 어린 여동생과 어린 내가
앞 뒤 없이 멋모르고 울며 지새운 밤
바둑 강아지도 함께 울었다.

들판도 하늘도
등잔불만으로는 바라볼 수 없이
처량 맞은 세월이었다.
가까이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와서
대월산 산그늘을 드리우며 산바람을 일으켰다.

그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바다에서
또 다른 마을에서 우리의 길을 내고 계셨다.
아득한 어린 시절 처마 밑에흔들리던 그림자가 그립다.
아득한 그 눈물도 따라 흘릴 수 있다면 실컷 울어보고 싶다.

이제는 언제나 그 눈물 울어볼까?
아! 이제 그리운 시절 눈물의 하소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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