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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잎새의 눈물

by 김형효 2008. 1. 18.

흔들리는 것들을 위로할 길은 없나!
깊은 밤, 찬바람에 흩날리는 것들
그런 것들을 위로할 길은 없나!

 

정처없이 흔들리며
어느 곳에 어떻게 놓여질 지 알 길 없는
그런 것들을 위로할 길은 없나!

 

봄 날의 길을 내는 싹들,

그 아지(芽枝)를 뒤덮은 낙엽들
희망을 품고 썩어간 낙엽들도 바람처럼 새처럼
하늘에 땅을 이어주는 빗줄기는 그 새의 눈물은 아닐까?


깊은 밤 중에 고독을 깨우는 매운 바람을 달래줄 길은 없는가?
그 아픈 바람을 맞고 슬피우는 잎새들을 위로할 길은 없는가?
사랑도 없이 울고 가는 매운 바람과 잎새의 사연처럼
너와 나는 서로를 아파해야만 하는 것인가?

 

일생을 사는 너와 내가 이성의 노예로 전락해서
바람처럼 새처럼 잎새처럼 그리고 절명하는 구름처럼
인생은 어쩌면 썰물처럼 밀려났다, 밀물처럼 밀려 들어
공허도 허공도 가득 채우는 훈련은 아닐지
막막한 천지에 하소의 긴 숨을 들이쉬고 내쉬게 되는 날들이다.

꿈이런가?
흔들리는 것들 때문에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잊고
그것들을 위로할 길 찾는 밤
매운 바람에 길들여진 잎새의 눈물 닦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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