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서로가 되어 격려를 주고받는 아름다운 날들
서로에게 축복 같은 날들을 보낸 지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필자는 지난 주초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저 만찬 초청(25일)을 받아 수도 키예프로 향했다. 지난 22일 키예프에 미리 도착했고 그 다음날이 생일이어서 함께 우크라이나에 왔던 동기단원들을 유숙소로 초대해서 미역국을 끓여 나눠먹을 생각으로 한 단원에게 전화를 걸어 초대의사를 전했다. 나중 그 단원이 수도 키예프에서 활동 중인 다른 단원들과 의견을 나눈 후 생일을 맞은 필자의 수고를 덜어주고 싶다면서 인근의 중국음식점을 찾자고 했다.
▲ 눈덮인 우크라이나 설원의 쉐브첸코 역이다. 우크라이나 중부 이북지방에는 지난 16일에서 21일 사이 많은 눈이 내렸다. 기온도 영하 20도에서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겨울날씨를 보였다.
필자도 딱히 거절하기에 민망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필자의 음식 솜씨보다 색다른 중국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도 알겠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중국음식점에 가기로 하고 생일날인 23일 낮에 만났다. 수도 키예프는 20일까지만 해도 눈이 내렸고 영하 20도를 상회하는 매서운 추위로 얼어붙었다. 필자가 도착한 22일에도 영하 15도 전후였으니 곳곳이 도심정체를 유발하는 흰 눈 천지였다.
어린 단원들에게서 행운을 상징하는 일곱 송이 장미꽃다발을 선물로 받아들고 기분 좋은 생일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중국 식당에서는 다른 단원들이 준비한 생일 케잌도 먹었고 이어서 탕수육 등 활동 지역에서 맛보기 힘든 음식들로 고국에 대한 향수를 함께 달래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 수도 키예프의 한 중국식당 생일파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중국식당에서 다른 단원들이 건네준 필자가 받은 꽃다발과 케잌을 앞에 두고 생일파티를 열고 기념촬영을 했다. 고마운 마음들이다. 사진 왼쪽 필자로부터 김정후, 김정은, 박가영, 이샛별 단원
그리고 25일에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저(주우크라이나 대사 박노벽)에서 국제협력단 소속 코이카(해외봉사단)봉사단원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단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만찬에 참석했다. 그날은 종교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서로가 사랑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기에 좋은 날이 분명했다.
관저에서 만난 단원들과 대사관의 공사님과 참사님 그리고 무관까지 따뜻한 고국을 느끼도록 반갑게 맞아주셨다. 한국 음식으로 준비된 식사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한국음식점보다도 맛난 저녁 식사였다.
▲ 키예프 겨울 하늘 마치 비상하는 새와 하늘을 보면 가을날 같다. 하지만 영하 15도 전후로 혹한의 겨울 날씨였다.
이 자리에서 대사님은 특별히 "코이카 해외봉사단원들의 활동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고 그 성과들이 국격(國格)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니 스스로가 자긍심을 갖고 내년에도 활발하고 성실한 활동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격려를 해주었다.
뷔페식으로 준비된 음식 중에는 20대 단원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도 있었고 제육볶음도 준비되었다. 빨간 고춧가루가 풍요로운 한국 김치 맛을 느끼게 했고 간간히 음식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시던 박노벽 대사님의 부인께서도 정성을 다하신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 정성스런 모습만으로도 단원들에게는 고마운 인사로 느끼기에 충분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도 키예프에서 700킬로미터 전후에 거리에서 활동 중인 28명의 우크라이나 봉사단원중 활동에 지장이 없는 단원들이 주우크라이나 박노벽 대사님의 초청에 의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모였던 것이다.
코이카 봉사단원들은 소설가 막심고리끼의 이름을 딴 고리끼 거리에 있는 유숙소와 수도 키예프에 단원들 숙소 등에 머물던 단원들이 서로 만나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안녕과 연말연시를 맞아 평화롭고 알찬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 격려하는 자리가 되었다.
하지만 올해 우크라이나에 온 단원들을 끝으로 우크라이나에 코이카 봉사단 활동이 종료된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을 갖는 의견들도 많았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봉사활동 중 단원들이 접한 우크라이나의 환경에서 보면 낯설게 만난 고려인의 인구가 만만치 않게 많으며 그들은 고국의 언어인 한국어와 고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인 태권도에 대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뜻 깊은 관심을 통해 스스로가 고려인임을 자각하고 자긍심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우크라이나 대사관저 만찬 기념촬영 앞줄 가운데 주우크라이나 박노벽대사님과 사진 오른쪽 앞줄 코이카 백선현 행정원, 사진 뒷줄 왼쪽의 참사관, 그 옆에는 김현덕 공사님, 가운데 정장 무관, 그외 만찬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해외봉사단원 일동
사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예빠토리야의 고려인 협회에서도 그런 관심이 깊어 태권도 단원의 파견을 기대하고 있었고 다른 지역에도 한국에서는 모르는 지역에 많은 고려인들의 정착지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그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필자가 머무는 크림지역의 악짜브리스카야라는 곳은 최근에야 고려인들이 살고 있는 정착지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그 인구가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정부차원에서 보면 국제협력단의 해외봉사단(코이카)활동이 특별히 기대할 일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입장에서는 구소련이 해체되고 개혁개방의 성과로 이제야 고국 대한민국을 인식해가고 있는 시점인데 고국의 봉사단이 철수를 하는 시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이제 고려인 협회라는 조직을 통해서 고국 찾기에 나선 사람들처럼 자의식을 키워가며 한민족의 성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주우크라이나 박노벽대사님과 필자 관저 만찬 도중 테이블을 돌며 격려하시던 주우크라이나 박노벽 대사님과 필자의 기념촬영
그런데 생이별 같은 낯선 만남이 헤어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관심이 필요할 때다. 한국과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러시아의 연해주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도 멀고 먼 이곳 우크라이나에도 한민족이 많이 살고 있고 시급하게 그들이 얼마나 살고 있는지 찾아보아야할 시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무튼 낯선 나라에서 보낸 크리스마스와 생일을 맞아 해외봉사단원들과 만나고 고국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저(박노벽 대사)만찬은 많은 봉사단원들에게 힘이 되었을 듯하다.
우크라이나 100그리밴 화폐의 주인공이자 우크라이나 최고대학인 쉐브첸코 대학교가 시인 쉐브첸코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일명 키예프 국립대학교라고도 불린다.
필자는 오는 5~6월에 국립쉐브첸코 대학교 출판부에서 제4시집 (가제 : 어느 겨울 밤 이야기)의 한국어, 우크라이나어판과 한국어, 러시아어판을 출간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쉐브첸코 국립대학교 인문학장인 뼤레그라드 이바나 본다렌까 씨와 함께~! 지난 12월 24일 그의 집무실에서 책은 그가 번역한 우크라이나 최초의 한국인 시집인 김소월 시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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