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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네팔에서 한국어 능력시험 진행을 돕다

by 김형효 2011. 7. 29.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19)

 

지난 22일~23일 양일간 네팔 전역에서는 한국어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노동부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시험이다. 한국 노동시장을 향한 네팔인들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기자가 네팔을 방문한 지난 5월 26일, 이미 한 달 전부터 네팔 전역에서는 한국어열풍이라 할만큼 수많은 사람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이미 그 이전부터 그 열기가 있었다고 한다. 기자의 눈으로 그 열기를 확인한 것은 그때부터다. 작은 골목길을 가도 한국인인 것을 알아본 네팔의 어린이들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전한 그들이 답례라도 하면 뛸듯이 기뻐했다.

응시생들이 제이버국제학교 정문에 줄지어서 있다. 현지 경찰이 응시생들의 신분확인을 한 후 입장하도록 했다.

앞서 전한바 있듯 네팔의 수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았거나 보기를 원한다. 대부분의 DVD대여점에는 한국드라마와 영화 복제본이 판을 치고 있다. 저작권 개념이 없는 네팔인들은 그 개념없는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지난 22일~23일 카트만두 시내 깔로풀에 있는 제비어국제학교(Xevier internatoinal school)에서 통역을 맡아 EPS(한국어 능력시험)시험이 잘 치러질 수 있도록 진행을 도왔다. 아침 일찍부터 네팔전역에서 몰려온 응시생들로 학교 앞은 붐볐다. 

경찰의 철통같은 보안과 응시생들의 신분확인 등 네팔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교문은 통제되었다. EPS시험을 진행하러온 산업인력관리공단 관계자들조차 현장에서 밖에 시험지를 볼 수 없도록 모든 시험지와 듣기 시험을 위해 준비된 녹음테이프도 시험 시작 5분 전에야 응시생들에게 전달되었다. 물론 시험은 학교에서 울려주는 차임벨 소리를 듣고 시작되었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읽기 시험 40분, 듣기시험 30분으로 총 70분에 걸쳐 진행된 시험이다. 해당 학교의 시험장은 30개반으로 22일 1부, 2부 다음날인 23일 1부, 2부로 나뉘어 총 4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1부 시험은 오전, 2부 시험은 오후다. 1회 780명이 응시한 시험장에 결시생들도 눈에 띠었다. 양일간에 200여명이 결시했다. 아마도 거리상 멀어서 시험장에 오지 못한 사람, 교통문제로 못온 사람들도 있을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생각할 수 없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다. 

아무튼 응시생의 다수는 카트만두 사람들이었고, 가끔씩 이틀 걸려온 사람도 있었고 도착은 했는데 수험표나 여권 등 공용신분증이 없어서 시험을 못보는 사람도 있었다. 


모든 응시생이 경쟁하는 시험이라 관계자들은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보기에 좋아보였다. 그래도 될만한 EPS에 응시한 사람들에 신분 검증을 위한 다양한 검증과정이 있었다. 모든 응시생에 사진과 수험번호, 시민증과 여권번호 등이 겹겹이 신원을 조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다.

22일 제1부 시험이 끝나고 시험을 본 학생들과 다음 시험에 응시핼 응시생들이 문제지를 살펴보고 있다. 시험이 끝난 후 문제지를 가져갈 수 있으나 문제는 각부별로 제각기 다르다.

 

 

23일 모든 시험이 끝나고 네팔 감독관들과 인사를 마친 후 현지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관계자 통역을 맡은 현지교민 등이 기념촬영을 했다. 통역 패찰을 단 기자 오른쪽이 수원에서 만난 크리스나 다칼 네팔노동부 직원이다.

첫날 응시생들의 시험감독을 위해 온 네팔노동부 관계자가 단상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기자가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수원에서 만났던 유학생이었다. 우리는 나중에 서로를 알아보고 얼싸안고 좋아했다. EPS진행을 위해온 사람들도 네팔 시험감독관들도 즐겁게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반가운 만남이었다. 

그는 아주대에서 코이카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학을 한 학생이었다. 당시에도 네팔노동부 직원이었다. 지금은 한국노동부의 고용정책을 돕는 한국을 잘아는 네팔노동부 직원이 되어있었다. 당초 7000명을 뽑는다던 네팔노동자들은 이번에 9000명이 한국에 갈 기회를 잡는다고 한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과 한국에 가게 될 사람 모두가 한국과 네팔의 관계에 발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