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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걷기 여행/국도 24호선 천리길을 걷다. 12박 13일의 기록

[스크랩] 국도24호선 도보 순례! 넷째날...,

by 김형효 2007. 12. 30.

어제의 지나친 걸음걸이 때문에 고욕을 겪은 하루였다.

 


<신설(19세)은 올해 수능을 마치고 내년에는 중국어과 대학생이 된다고 했다.>

밤 늦은 시간에 근처에 살고 있는 친구님의 방문으로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굿옵션(?)으로 친구님의 딸이 함께 했다.

"설"이란 이름을 가진 친구의 딸은 총명하고 밝은 인상을 주었다.

19세 올해 수능 본 학생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화가 되는 친구였다.

고마운 만남에 훈육보따리를 풀었는데, 귀찮지는 않았을지..., 누군 좋겠다.

나도 그런 딸 하나 있었으면..., 하하!

 


<신하은(4세) 꽃 한송이 같은데 내 눈에만 그런가?>

애당초 오늘은 늦게 출발해서 남원 근처까지 강행하려는 마음을 다졌다.

늦잠을 자고 9시쯤 깨었ㄷ다가 다시 잠들어 11시쯤에 일어났다.

준비를 마치고 담양읍내를 빠져 나가는 중에 담양읍 우체국에 들렸다.

해맑은 아이들을 만났다.

신하은(4세)과 김태윤(5세)이 그들은 우체국에 근무하는 엄마 곁에서 재롱을 부리고 있었다.

하은이가 놀고 있는 모습은 마치 꽃 한송이가 잔바람에 하늘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들의 재롱을 보며 인터넷을 검색한 후, 곧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순창 18KM라는 이정표를 보고 순창을 지나고 그 다음은 남원인데 그곳까지는 어렵고

그럼 어느 곳을 목적지로 할까?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제 무리해 걸었던 탓에 발바닥이 나 잡아 먹어라고 아우성이다.

그냥 간단하게 오늘은 순창까지가자고 결론을 내렸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그냥 가던 대로 가자.>

 

읍내를 빠져나오면서 아니 장성을 지날 때부터였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주변 경관에서 느끼는 격조있는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담양이야 가사문학권이라고 하자.
그렇다고 주변 경관에서 그런 격조가 우러나는 이유를 나는 알 길이 없었다.

왠지 은자적 걸음을 걸어야 할 듯하다.

 


<담양읍오층석탑, 멀리 산꼭대기에는 팔각정이나 육각정이 있는 듯하고,>

차근차근 내딛는 걸음 넘어 담양 오층석탑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정확한 나무 이름은 몰랐지만, 운치있게 지나쳤던 담양...,

오늘 그 운치에 넘치는 거리를 걸음 걸어 간다.

신명이 나는 걸음이지만, 발바닥이 아픈 것은 어쩌지 못한다.

마치 청춘 남녀 두쌍이 담양의 명물 중에 하나인

국도24호선의 가로수 메타세콰이아 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아 거리에 선, 사막과초원...,>

남녀가 따로 없이 절로 황홀경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

그들은 참 좋은 데이트 코스를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셋째날까지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했던

내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홀로 황홀한 메타세콰이아 거리에서..., 홀로한 로멘스..., 홀로한 추억을 기억하기로 하고...,

 

친구들 후일 올림픽고속도로를 달릴 일이 있거든 담양구간에서는 국도24호선을 선택하시라.

그리고 가족과 친구 그리고 또 다른 일행들이 있거든 함께...,

혼자라면 혼자라도 일상의 고독에서 자유로운 사색의 공간에 자신을 담구어 보시라.

 


<이 정도면 봐줄만한가? 풍경도 그렇고 사진 찍는 솜씨도 그렇고..., 하하!>

메타세콰이아 거리를 벗어날 쯤, 담양읍을 빠져나왔다.

담양군 금성면에 이르러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하였다.

읍내를 벗어나며 면 단위의 국도가 좁아졌다.

나는 그 길 위에서..., 집 떠난 사람의 흔적만 간칙한 채 홀로 외로운 빈집들을 보았다.

메타세콰이아도 그렇지만,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풍경들과 가까운 산에 물든 단풍들이

가을에서 초겨울로 진입하는 쓸쓸한 나그네와 같은 모습을 보여 더욱 스산하게 했다. 

 

<짜슥이, 이제보니 동생한테 물총을 겨누고 있었네. 하하!>

그렇게 아픔을 달래며 주변 경관에 집중하며 걷던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국도24호선이면서도 외진 느낌을 주는 곳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어린 아이 둘이 길 건너에 와 있다.

횡단보도를 넘어 그들에게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곳에 사는가? 학교는 다니는가? 친구는 있는가?

임진섭(6세)과 임나영(4세) 어린이는 그 동네에 살고 있다했다.

 


<산에 의지한 채, 따뜻한 양지를 향한 마을..., 임진섭과 임나영이가 살고 있다.>

진섭이는 중앙 어린이집을 다닌다며 또박또박 말했고, 나영이도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듯

자기도 친구가 있는 데 동네사는 여자 언니라고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했다.

이어서 묻지도 않았는데, 둘은 엄마가 수퍼에 가서 있다가 온다고 이야기 했다.

이 외딴 곳에 노는 그들의 천진난만한 풍요가

그들을 더욱 풍요로운 서정 속에 살도록 세상이 길을  내어주었으면 좋겠다.

 

 
<사진 설명 없이도 아시겠지요.>

그렇게 재를 넘어 순창읍에 이르니 온통 고추장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산세는 담양보다 높고 볕도 잘 드는 느낌이다.

나는 오늘 이곳에서 하룻밤 쉬고 내일은 또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가야할까보다..., 


출처 : 흰머리산하늘연못(http://www.sisarang.com)님의 플래
글쓴이 : 흰머리산하늘연못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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