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팔여행기/사진으로 보는 네팔

올 한 해 나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by 김형효 2008. 12. 20.

한 해를 마무리하며 몇 년 전부터 습관처럼 나의 주요 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10대 뉴스 개념으로......, 올 한 해도 그렇게 나의 자취를 정리해 보고 싶었으나,

그만큼 의미있는 일이 많지는 않은 듯하다.

 

2008년초에 나는 봉평의 팬션에 머물렀다. 참 많은 눈이 왔다. 사가르마타에 가려는 암시였을까?

꼭 가겠다는 생각으로 새해를 맞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바람에 날리는 구름처럼 내 마음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갔다. 몇 개월 후......,

 

년초에 <제1회 네팔 청년 미술전>을 청계천의 한 호텔에서 개최하였다.

 

수원역 대합실에서 <제4회 네팔현대미술전 및 제1회 김형효 네팔 사진전>을 열었다.

코레일 수도권 남부지사와 수원의 나의 지인들이 협력자가 되어 주었다.

 

내 옆으로 왼편이 민영 시인, 꺼멀쁘라싸다 고일랄라 네팔 대사, 수도권남부지사 임원, 두시영 화가 

뒤로는 네팔인 참석자와 수원의 지인들...........,

바깥 쪽으로는 나의 사진이 안쪽으로는 네팔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네팔에서 열었던 한국의 젊은 화가 오수진님의 전시회, 카트만두 <갤러리 32>,

좌로부터 네팔화가 쩐드라 쉬레스타, 날바하두르 비케이, 화가 오수진 님, 갤러리32 관장,

네팔의 시인 먼줄, 그리고 나............,

네팔에서 전시한 나의 사진......, 네팔의 평론가 뻐드마 데보코타는 마치 앞으로 네팔은 어찌될까?

하고 저 새가 네팔의 미래를 염려하는 모양새이며, 마치 일본의 하이쿠 시 한편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저 멀리 왼편의 꼭지점이 에베레스트(사가르마타"하늘바다)이다.

오른쪽은 아마다블람, 그리고 가운데 봉우리는 로체 히말라야다. 

 

네팔관광청에서 열렸던 나와 네팔 화가 비케이의 에베레스트 사진 및 그림전,

제1회 국제 에베레스트의 날 기념 행사의 부대행사로 열렸으며

네팔관광청 로비, 네팔의 지인들이 함께 했다.

 

이 사진전이 끝나고 이어서 네팔세계무역센타에서 앙코르 전시회가 열렸다.

행사가 끝난 후 나는 <네팔관광청> 표창장을 수상했다.

사진은 네팔 국영 라디오 네팔의 사회자(가운데) 러메스 선생이 먼줄 시인에게 질문을 하고

먼줄 시인은 그 답을 하고 있다. 나는 그와 먼줄 시인이 함께한 40여분간 대담을 나누었다.

 

대담에서 아래의 시를 먼줄 시인이 낭송하였다.

이 시는 주요 신문에도 전문 혹은 인용으로 여러 차례 보도되기도 하였다.

 

하늘바다


알고 있다. 나는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불러온 이름
강과 바다와 산과 들의 이름을

나는 알고 있다.
당신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불러온 이름
Sagarmatha(하늘바다)!

에베레스트는 기록일 뿐,
당신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불러온 이름
Sagarmatha(하늘바다)를 대신 할 수 없다.

oh! Sagarmatha(하늘바다)!
당신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영혼을 품고 있는 Sagarmatha(하늘바다)는
그 누구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신성......,

Sagarmatha(하늘바다)!
당신들이 잠시 동안 긴 명상에 잠겼을 때,
당신들의 집 지붕 위에 나비가 날아올랐다.
그때 그대들의 Sagarmatha(하늘바다)는 남의 것이 되어 있었다.

나비 한 마리의 우아한 자태를 보고 있는 동안,
그대들의 집 지붕은 남의 것처럼 되어 버렸다.

에베레스트는 그대의 것도 우리들의 것도 아니다.
그대들이 잠에서 깨어 일어났을 때
잠시 동안 불려오던 에베레스트는 명상처럼 사라지고
아주 오래전처럼 그대들의 Sagarmatha(하늘바다)만 남아 있다.

그대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불러온 이름으로
oh! Sagarmatha(하늘바다)!
oh! Sagarmatha(하늘바다)!
oh! Sagarmatha(하늘바다)!


<영문본>
Sagarmatha!


I know
Since the time immemorial…

my great grand father and mother have always addressed you as Sagaematha.

I know!
your great grand father & mother have know you as only sagarmatha.

Oh Sagarmatha!
How wod it be changed to everest - it is a factious name.

Oh Sagarmatha!
The name could not be changed because you reside in the soul of my great grand fathers & mothers.

Oh Sagarmatha!
I would never forget you, you would always remain sacred

to us because you remain the holy abode of the god.

Oh Sagarmatha!
Once we are in a deep meditation and suddenly a butterfly flying over us just took it always.

Everest!
For us, you are simply for a moment but sagarmatha you are immortal………

you would always be so and to us you are always sagarmatha.

your great grand father & mother have know you as only sagarmatha.
oh! Sagarmatha(하늘바다)!
oh! Sagarmatha(하늘바다)!
oh! Sagarmatha(하늘바다)!

  

김영삼 정권과 이명박 정권의 모양새를 비교해놓은 도표가 불편하게도 적중하고 있다.

 

젖은 촛불의 바다! 아! 대한민국

 

 

 

사람들은 염원하듯 촛불을 들고 있었다.

상생의 염원이오.

평화의 염원이오.

너와 나의 그림자를 똑똑하게 밝히는 염원이오.

 

어둠이 깔리고 비가 내리는 서울

촛불든 사람들 가슴에 활활 타오르는

상생의 염원, 평화의 염원이 바다에 뜬 부표처럼

흔들 흔들 흔들대다가 너울처럼 출렁 출렁였다.

 

흔들리다 너울이 되면

상생의 염원, 평화의 염원이

이화를 열기 위해서 소멸의 기운을 몰고 온다.

*시바의 영혼처럼 파괴를 넘어 상생의 꿈이 온다.

 

거친 빗줄기에 어둠 깊은 밤

처마 없는 시청 광장을 바라보다

사람들이 촛물처럼 뚜욱 뚝 속울음을 울며 눈물을 떨구고 있다.

사람들 가슴에서 샘물같은 것들도 불쑥 솟아오르고 있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가슴에 응어리를 풀지 못한 사람들은

촛불로 응어리를 녹이고

다시 상생과 평화의 염원을 안고

집으로 가다가 돌아오고

돌아오다 다시 집으로 가고

가는 것인지 오는 것인지

알 길 모를 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을 찾아 늦은 공장 노동을 정리하고

마음에 촛불을 든 채

뒤늦게 찾은 촛불의 바다는

밤 새 구슬프게 내린 비 때문에

촛농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나도 따라 촛농처럼 부표처럼 둥둥 떠다니다

새벽 빗길을 조심조심 걸음 걷듯

집으로 돌아왔다.

 

아! 대한민국이 울고 있다.

촛불을 든 채 울고 있는 조국을 아는 이는 몇이란 말인가?

촛불이 젖어 퉁퉁 부어오른 것처럼

둥둥 떠오르고 있다.

 

시청광장은 공중부양의 꿈을 꾸나보다.

이 장로님의 은혜를 입었다.

전경들에 갇힌 채

전경 버스에 갇힌 채

공중부양한 장로의 꿈은 그렇게 실현되었다.

 

하느님! 만세......,

오! 하느님!

대한민국의 사랑을 든 촛불 든 사람들 만세!

하느님은 장로님보다

사랑을 든 촛불 든 사람을 더 사랑하신다.

아멘!

내게 사람은 하느님이다.

아멘!

사람이 하늘이라고 누가 말했나!

우리들의 人 乃 天

 

네팔에서의 전시회가 끝나고 난 촛불 정국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팠다.

예정보다 조기 귀국하여 두 달 여 동안 촛불과 함께 했다.

다치기도 했고, 마음도 많이 상했다.

그 끝은 촛불에 피멍을 들인 색소 물대포로 끝난 듯 했지만,

지금 마음 속의 암중모색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화가 오수진 님은 네팔에서의 전시회를 마치고 돌아온 후,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네팔의 거네스(코끼리) 신이 응용된 모습이 흥미롭다.

 

수원에서 네팔인들을 상대로 식료품 점을 하고 있는 네팔인 꺼허르만 부부와 그의 삼촌이 함께한

오이도 관광......,

 

가평의 문학 행사에서 <하늘이 웃는다>라는 시를 낭송했다.

 

하늘이 웃는다.

 

 

 

세상사람 모두가 눈을 감을 때

홀로 눈뜬 하늘이 있네.

 

사람들은 어둠에 질겁하고 잠들었을 때

홀로 눈뜬 하늘이 웃네.

 

눈감지 마라!

사람아, 사람들아!

 

지금 당신 앞에 진실이

당신을 향해 고개 들고 웃고 있으니,

 

나의 기도는 아픔을 보고 외면하지 않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 그들은 나의 신!

 

그들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

그 한 걸음의 그리움을 기억하며 살아가기를......,

 

한 해 동안 수원에 머물며 참 많이도 찍었다.

계절이 바뀌고 억새 수염이 화려한 가을날 네팔 시인을 안내하며 찍은 사진이다. 

 

12월 6일 초등학교 동창회를 맞아 찾았던 당진군 왜목마을의 바다 풍경......, 

 

*지난 12월 10일 대전의 계간 문학사랑에 신작특집으로 10여 편의 나의 신작들이 실렸다.

그냥 문학하면서 계면쩍게 들이대는 모습들을 보기 싫어 나는 그저 내 글만을 쓰며 살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 나를 가엾이 바라보아준 것인지, 대전의 문학사랑에서 신작특집을 꾸려 주었다.

고마운 배려라는 생각이다. 그 중 한 편의 시......,

 

반성문

 

 

 

용서하세요.

혹여 내가 내 그리움 때문에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혹여 내가 내 아픔 때문에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면,

용서하세요.

술잔을 기울이며 술 취한 기분으로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혹여라도 길가에 돌멩이를 걷어차 그 돌멩이에 맞듯이

제가 한 말 때문에 아팠다면,

용서하세요.

그리움 때문에 아파하는 당신,

누군가는 당신을 그리워하며 아플테니까요.

사람은 사랑 때문에 아프지만,

사람들은 서로를 아프게 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과장하기도 하지요.

이제라도 전 반성문을 씁니다.

저는 사람인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늘과 땅을 이어준 당신,

당신이 사랑스런 사람이니까요.

天 = 二 <-하늘>, <땅_ > + 人<사람>

오늘 저에 반성문을 받아드세요.

 

 

며칠전 수원을 걸었다.

그날 화성의 또 다른 명물, 방화수류정을 찍었다.

 

아늑한 대지를 느끼는 듯합니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조형물입니다.

 

너무도 편안해 보이고

너무도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저 표정은

어쩌면 대지의 마음 같은 것은 아닐까요?

 

대지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는 저 조형물처럼

우주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처럼 내년에는 생각을 깊이 하고 평온하게 하여 평화로운 사색이 넘치는 해를 맞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