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니꼴라예프 나미브 강변을 찾았다. 얼마 전 소개한 바 있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아밀(AMIL, 24세)을 만나 맥주를 마시며 아제르바이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제르바이잔은 인구가 900만이라고 했다. 그리고 영토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차는 우크라이나보다 2시간 느리다.
이곳의 모든 학교는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한국의 초·중·고등학교와 같은 쉬꼴라(ШКОЛА)는 지난 달 이미 길고 긴 3개월 여름방학에 들어갔고, 어제부터는 대학교도 2개월의 긴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의 새 학기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작된다.
아밀과 작별하고 강변의 갈대 숲길을 찾았다. 여기 저기 전과 다름없이 갈대숲 군데군데에서 휴식을 취하는 가족들과 친구들끼리 휴가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빠짐없이 평화로운 모습으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얼마 걷지 않아 아름다운 아이들이 에덴동산과도 같은 평화로운 모습으로 갈대숲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미브 강변에 살고 있는 빅토르(ВИКТОР, 31세)의 가족이었다. 아이들의 사랑스런 모습에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룬 부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꽃 같은 아이들이다. 저들도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서, 사랑을 하게 되고 상처를 알게 되고 그리고는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지. 여기 사랑을 경험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 삶의 과정에서 겪게 될 사랑의 희노애락을 담은 뿌쉬킨의 시를 소개한다.
이제 저 사색이 가득 들어찬 듯한 갈대 숲 깊은 나미브의 강변을 산책해보자. 그리움을 가득 안고 걸으며 지금 자신 앞에 머문 소중한 사랑을 경배하자. 그리고 잠시 머문 바람의 기억조차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사색해보자.
꽃잎
뿌쉬낀(1799-1837)
책갈피에 끼여 잊혀진지 오랜
말라서 향기 잃은 꽃잎을 나는 보고 있다
불현듯 영혼은
묘한 생각에 빨려들어 버린다
어느 곳에 피었던 꽃인가
어느 때 어느 봄날에 얼마 동안이나
피어 있었고 또 누가 꺾었는지
낯선 손이 아니면 낯익은 손이
또 어인 일로 여기에 간직해 두었는지
정답고 은밀한 만남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작별을 위해
아니면 조용한 들판의 숲길을 건너
외로운 산책을 추억하고자 함인지
어느 곳엔가 그 사람과 그 여인은
살고 있겠지
그들의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그들은 이미 사라져 버렸을까
마치 사연 모를 이 꽃잎인 양
새로운 부임지 예빠토리야~~~크림반도 서부.....몰도바 공화국 건너편~~~흑해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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