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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5월 5일 목포의 웨딩팰리스에서 내가 본 주례사

by 김형효 2007. 5. 7.

2002년 두 사람의 예술가인 조각공예가 신랑과 도예가 부부의 결혼식 주례에 이어 두번째인 주례를 보게 되었다. 미숙아처럼 사는 내게 주례를 청한 분에게 민망합니다. 민망해요. 라는 말로 거절을 시도했지만, 계속되는 요청에 임할 수 밖에 없었다. 봄날 주변에서 꽃 길을 열어가는 사람들에게 띄우는 메시지로 생각하시길......, 나의 님은 어디 있나? 

 

봄날, 꽃이 나비의 날개를 달고 날다.



안녕하십니까?

이 봄날의 사람의 향기를 함께 느끼는 자리에

모든 가족과 친지, 친구들에 축하객 대표로 서 있는

특별한 축하객의 대표를 맡은 김형효 입니다.

제가 달리 두 분에게 해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제가 해드릴 말씀이 있다면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철학자나 위인의 이야기도

자신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의 것보다 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위대한 성현보다 낫고 부모님은 하늘과 땅입니다.

신랑과 신부가 오늘 기억할 것은

오늘 부모 곁을 떠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 비로소 보모님 앞에 바로 서는 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지금부터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갈 두 분에게

인합(仁合)이라는 두 글자의 의미를 새기는 말씀을 특별히 전하려고 합니다.


먼저 인(仁)은

사람(人)은 혼자(一)가 아닌 둘(二) 이상의 존재 앞에서

너그럽고 차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 이외의 다른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 관대함을 뜻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둘은 하나의 가정을 이루었지만

서로에게 어진 두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합(合)을 말씀드리자면,

사람(人)의 입(口)을 하나(-)로 모은다는 뜻으로

두 사람이 서로 어진 사람으로서 서로에게 정성을 갖고

너그럽게 살아가시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입 구자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오늘 두 사람을 합인+인합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너그럽고 차분한 마음으로

뜻을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든 축하객들과 부모 형제 앞에서 선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축하객들은 그런 여러분들의 앞날에

무한한 신뢰를 모아 축하를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것이니

신랑 신부는 이곳에 오신 하객들을 뜻을 받들어

부디 꽃잠 드는 밤에 두 분의 눈을 바라보며

서로에게 아름다운 꽃자리를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든, 일과 일 사이든

초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그와 반대로 초심을 따르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그러니 오늘의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실 것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지금 신랑 신부에 초심은 서로를 향한 정성스러움일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두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맞이할 수 있는 아침이

언제, 어느 때나 상쾌한 아침일 것입니다.

부모 형제 모두와도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것입니다.


축하객 여러분! 사람이 꽃입니다.

그 중에서도 봄날을 찬란하게 밝히는 신랑 신부의 오늘은

꽃봉오리가 절정을 향해 붉게 치솟는 날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꽃이 나비를 만났습니다.

꽃이 나비의 날개를 달고 봄날의 향기 나는 들판을 날아갑니다.

평화로운 날을 찾아 행복의 길을 나서는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오늘 마음처럼 사실 수 있겠습니까?

대답해 주십시오.

축하객 여러분!

박수로 두 분의 앞날에 꽃길을 열어 주십시오.


오늘 저는 신랑, 신부에게 축하객을 대표해서 무한한 축하를 드립니다.

앞날의 영광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아 <사랑의 꽃 비>를 선물로 전합니다.


                                                  2007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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