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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겨울 초입

by 김형효 2007. 11. 22.

첫 눈이 오고 사랑도 오고 그리움도 온다.

세월이 가고 절망도 가고 아쉬움도 간다.

이렇게 또 한 해를 보내고 나는 정처없다.

 

안타까움도 없이 하루가 가고

안타까움도 모르고 일상이 간다.

 

아이들이 웃는다.

내 웃음에 아이가 웃기를 바라며 따라 웃는다.

웃는 아이야!

널 보니 내가 행복하다.

첫 눈처럼 네 웃음이 날 설레게 한다.

 

강의 첫 날 눈이 왔다.

아이들이 첫 눈처럼 내린 것이다.

그들이 내 앞에 와서 눈이 된 것이다.

나도 그들에게 첫 눈처럼 설레일 수 있을까?

 

흔들리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첫 눈처럼 흔들리며 내리고 싶다.

아픔을 기억하고도

그리움에 사무치게 흔들리면서도  

꼿꼿이 내려서서 녹아내리는 눈처럼

나도 누군가의 가슴에서 그렇게 녹아내리고 싶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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