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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세상 이야기

네팔 문인 `오월'과 만나다

by 김형효 2008. 1. 16.


- 먼쥴 시인, 국립5 ·18묘지 참배…"5월 이야기' 집필 계획"

2007년 08월 21일

 


국립5·18묘지내 조태일 시인 묘소앞에서 김준태 시인(왼쪽)과 김형효 시인으로부터 조 시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먼쥴 시인(가운데).>

네팔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현역 시인이 국립5·18묘지 참배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지에서 활발한 창작활동과 후학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먼쥴 시인(카트만두 트리부반대 비소바사대학 교수·본명 메가라즈 샤르마 Mega Raj Sharma-Manjul)이 주인공으로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묘지 구묘역과 신묘역 참배에 나섰다.
그는 국립5·18묘지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민족은 심장이다'라는 문구를 새겨넣었다.
이런 문구를 새긴데는 지난해 4월 네팔혁명때 길거리 시위민중들에 의해 그의 시가 노래불려질 만큼 네팔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고뇌해왔기 때문에 이번 광주5·18묘역 참배의 의미는 각별하다.
김준태 시인, 김형효 시인(2007만해축전 기획·네팔 총괄), 문창길 시인(계간 `창작21' 대표) 등과 함께 구묘역 김남주 시인의 묘소 참배부터 나선 그는 메모광답게 찜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5월을 한땀한땀 노트에 적어넣었다.
구묘역 참배를 끝마친 뒤 먼쥴 시인은 “이미 지난 1988년 `세계청소년축전'때 북한를 방문한 바 있다”면서 “그곳 시인으로부터 `한국은 두 개가 아니라 하나다'라고 말한 것을 아직까지도 감명깊게 기억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신묘역으로 이동해 오월영령들의 묘소 곳곳을 둘러보고 난 뒤 조태일 시인 묘소 앞에 선 먼쥴 시인은 “모든 사람들(5월 열사들을 비롯한 광주시민)의 일이 내 안에 스며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자연과 사람, 이 두가지는 놓칠 수 없는 시적 소재로 이것이 없다는 것은 나에게 무의미하다”고 말한 그는 “이번 이곳 방문을 통해 한국이 확실히 하나다라는 것을 더욱 더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행자의 노래', `먼쥴의 최근시', `죽음의 시', `또 다른 고향' 등 시집 6권을 펴낸 바 있으며 이번 기행중 형상화한 시 30여편을 포함해 고국으로 돌아가 5·18을 중심으로 한 `5월이야기' 등을 망라한 역사적인 것들을 시와 산문으로 집필할 계획이다.
김준태 시인은 먼쥴에 대해 “살만 있는 시인이 있는가 하면, 뼈만 있는 시인이 있는데 먼쥴은 살과 뼈가 다 있는 건강한 자기대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네팔의 산과 자연, 즉 그의 조국 대지에 뿌리박은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먼쥴 시인은 지난 11일 `2007 만해축전' 강연차 입국해 21일 무안해제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비롯해 오는 22일까지 광주전남지역에 머무르며 이 지역 문화유적 등을 둘러보고 오는 30일 출국할 예정이다.


고선주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