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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실천하는 이상은 실패하지 않는다.

by 김형효 2009. 12. 21.

[시] 실천하는 이상은 실패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 온지 10개월이 되었다. 그리고 연말이다. 한국에서는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는 광경을 뉴스를 통해 본다. 춥기야 여기나 한국이나 다 마찬가지인 듯하다. 사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추위로 고생할 각오를 하고 온 나라다. 그러나 아직은 우크라이나 중부와 그 이북 지방은 영하 20도에서 40도를 오르락내리락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뿐 필자가 머무는 크림반도 예빠토리야는 영하 15도를 상회하지 않았다.

 

25일 해외봉사단을 격려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초대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로 2시간 30분, 기차로 12시간을 이동해서 다녀와야 한다. 조금은 버거운 여정이다. 한파 속에서 장거리 이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맞춰 다른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단원들과 면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낯선 곳에 와서 지내는 봉사단원들과의 만남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기에 그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 현지어 수업중 현지어 수업을 받을 때 찍은 사진이다. 현지어 선생은 열정적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좌로부터 진보영 단원, 금발의 이랴 현지어강사, 이샛별 단원, 필자 김형효
ⓒ 김형효
현지어 수업

겨울 끝에 도착해서 눈발 날리던 키예프에서의 겨울을 잠시 경험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키예프는 어떤 풍경일지 설레임으로 북방의 한파를 기다린다. 거기 따스한 봉사단원들과의 이야기꽃을 피울 기대도 얹어서.

 

한 해를 보내며 나는 봉사단원 동기와 후배 그리고 선배들을 만나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붓글씨를 선물할 생각이다. 연말연시에 그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오늘 필자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과 독자 여러분의 삶에 희망찬 나날이 되기를 바라면서 필자가 쓴 졸시 "이상"을 바칩니다.

 

예빠토리야 제1학교 교정에서 필자를 기다리는 고려인 학생들......오른쪽 이타냐, 김타냐, 올랴, 최디마

 

이상(理想)

 

실천하는 이상은 실패하지 않는다.

 

마음에 품은 이상은

아름다운 향기도 품고 있습니다.

실천하는 이상은 상처주지 않습니다.

실천하는 이상은 무한대로 자유롭습니다.

실천하는 이상의 날개를 펴면 세상이 보입니다.

실천하는 이상은 넓고도 높습니다.

 

실천하는 이상은 병들지 않습니다.

하루 한 번씩 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하루라도 한 번씩 이상을 생각합시다.

그렇게 하루가 늙어갈 때

이상이 푸르른 사람은 늙지 않습니다.

이상은 항상 푸른 봄날의 향기를 품고 있습니다.

 

실천하는 이상은 실패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