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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우크라이나 미래와 격의없이 손잡다

by 김형효 2011. 2. 7.

우크라이나에서 보낸 뜻 깊은 설 연휴(1)

  
▲ 예빠토리야 시문화국 방문 전남대와 조선대학교 연합동아리 MAD(MAKE A DREAM)3기 단원들과 예빠토리야 시문화국을 찾았다.
ⓒ 김형효
예빠토리야 시문화국 방문

 

 

MAKE A DREAM!

지난 설 연휴 전남대와 조선대학교 연합동아리(M.A.D)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필자가 있는 예빠토리야를 찾아왔다.

 

그들은 몇 차례 이메일을 통해 필자가 그동안 작성해 온 <오마이뉴스> 기사를 읽었다며 이곳에 고려인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곳의 불편한 사정도 있었으나 곡절 끝에 만남을 주선하게 되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인들이 다니는 쉬꼴라(초·중·고 교육과정)의 9세부터 15세 사이의 학생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전통 문화와 현재를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들은 1월 28일부터 2월 2일까지 학교 수업과 크림 지역 역사탐방의 기회를 가졌다. 특히 28일 예빠토리야 제2학교에서 실시된 3개반 수업은 지역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해당학교는 물론 시문화국에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으며 지역의 신문과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수업을 참관하며 취재를 했다.

 

  
▲ 예빠토리야 라디오 관련 기사 예빠토리야 라디오에 소개된 홈페이지 캡처 사진- 기사 내용은 박스안에 간략 번역
ⓒ 김형효
예빠토리야 라디오 관련 기사

 

 

<해당기사 예빠토리야 라디오 홈페이지 참조

http://kalamit.info/index.php?area=1&p=news&newsid=4845>

 

 

  한국 손님이 수업을 했다.

 

1월 28일 대한민국에서 온 학생들이 예빠토리야 제2학교를 방문했다. 2010년 10월 이후 교원, 학생, 학부모들이 선정한 우수학교인 제2학교는 "크림의 전통과 지역민들의 역사적인 유산을 기반으로 교육에 기여한 학교"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고려인 협회장과 한글학교의 안내를 받은 학생들은 한국의 문화, 관습, 전통 의상 등을 소개했고 동요 곰 세 마리를 가르쳐주기도 하였다. 제2학교의 학생들은 따뜻하게 손님을 맞았다. 그들은 영어로 환영 인사와 노래 그리고 다문화 도시에 사는 사람의 춤을 추어 장기를 뽐내기도 하였다.

 

먼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예빠토리야의 어린 학생 간의 소통에는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불편이 없이 여겨졌다. 예빠토리야에서 고려인 협회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의 해외봉사단(koica) 김형효 선생은 예빠토리야에서 지내며 쓴 그의 시집을 학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 간략 번역

 

2500년이 넘은 도시 역사를 가진 예빠토리야에서 처음 있는 한국 대학생 방문단 수업이다. 그것도 현지 학교인 우크라이나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함으로서 그들의 관심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은 대학생 방문단을 위해 성실한 준비를 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를 반증하듯 수업을 시작하기 전 스크립트를 통해 학교의 역사와 예빠토리야 도시 역사 그리고 현재 학생 규모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수업은 9세반 수업이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처음 보는 한국의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반겼다. 한국에 대한 질문의 시간에는 자신의 이름을 한국어로 어떻게 쓰는지, 대학생들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기온은 어떤지, 얼마나 먼 곳인지 등등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벗어남 없는 질문으로 참관자들은 물론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생들도 웃음 짓게 했다. 

 

 

 

  
▲ 예빠토리야 제2학교 학생과 필자 예빠토리야 제2학교 학생과 필자다. 시 라디오 방송국 기자가 취재를 위해 요청.
ⓒ 김형효
예빠토리야 제2학교 학생과 필자

 

 

설 연휴를 맞은 대학생들의 뜻 깊은 방문으로 해당학교와 교실에서는 예빠토리야에도 한류가 불어온 느낌을 갖게 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3개 반의 수업이 끝나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을 먹는 곳에 학생들이 몰려왔다. 그들은 대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하고 페이스북 등 기타 이메일 매체의 주소를 교환하였다. 2년여 우크라이나 생활을 해온 필자는 그들의 모습은 보며 매우 흡족하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 필자의 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한국어, 러시아어판)전달 예빠토리야 이야기가 담긴 한국어 러시아어 번역본 시집을 전달했다. 학생들과 수업참관자들로 부터 깊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주중 예빠토리야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갖기로 했다.
ⓒ 김형효
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한국어, 러시아어판

 

 

  
▲ 예빠토리야 제2학교 수업 후 예빠토리야 제2학교 9세반 학생들의 수업을 마친 후 기념 촬영 시간을 가졌다.
ⓒ 김형효
예빠토리야 제2학교 수업 후

 

 

필자의 서툰 통역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서 그 어떤 장벽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낯설고 모르는 것 때문에 서로를 더 존중하게 되고 인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나온 2년이 어설픈 추억이 되지 않도록 이곳을 찾아준 대학생들이 도움을 준 것 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서툰 한 걸음 한 걸음으로 2년이 지났다. 누군가 서툴게 걸어온 한 걸음이지만 다시 찾아온 내 나라 사람들과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격의없이 손잡을 수 있는 길잡이 노릇을 한 것 같아 기쁜 하루였다.

 

다음은 고려인 동포와 한글학교 학생들과 보낸 뜻 깊은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