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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스크랩] 詩 ; 새의 얼굴

by 김형효 2012. 6. 30.

새의 얼굴

 

 

 

보고 싶습니다.

새의 얼굴에 새겨진 이야기를

세월처럼 멀고 먼 길을 거닐다

날개를 접고 앉은 나뭇가지에 깃든 사연을 보고

눈물을 짓는지 노래를 하는지

지저귑니다.

그 지저귐을 따라가다

멀고 먼 길 위의 형제들에 사연을 읽다가

새 한 마리가 읽어온 내 나라의 사연을 읽다가

새의 얼굴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하늘 눈을 뜨고 땅의 노래를 부르는 새

땅을 거닐다 하늘의 노래를 부르는 새

찬찬히 바라보고 싶은 새의 얼굴은 너무 작습니다.

작은 새의 얼굴에는 새겨야할 수심도 새겨야할 슬픔도 없는 것처럼

맑은 하늘만 날아오릅니다.

때때로 날이 저무는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면

그저 슬퍼집니다.

그러나 새의 얼굴에 새겨진 슬픔은 보이지 않는 그림자 같은 것입니다.

노래하다 슬퍼지는 사람들이 새를 보고 꿈을 그립니다.

보이지 않는 새의 얼굴에는 눈만 반짝입니다.

새의 얼굴에는 눈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새의 눈이 소리없이 반짝반짝하며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새의 얼굴을 그릴 때 눈만 그립니다.

 

이제 내 눈에 비친 모든 새는

세상을 보는 하나의 눈이 되었습니다.

 

*매우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더구나 詩는 더욱 오랜만입니다.

 

모든 분들의 안녕을 빕니다.

버겁고 벅찬 일상을 이겨가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당당하고 싶은 것이 누구나에 마음과 같은 것 같습니다.

 

이제 누가 오셔도 당당히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도록 채비를 하려고 합니다.

카트만두에 오시면 편안히 맞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인으로 사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카트만두의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9월 26일 네팔에 와서 동화책을 한 권 썼습니다.

이삼일전 책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출판사의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12월 25일에는 네팔 방송국 기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3월 1일에는 네팔한국문화센타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후 네팔 대통령궁에 2차례 초대를 받아 행사에 참석했고 대통령과 두 차례 인사를 나눴습니다.

또 한 번 네팔화가들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그때도 역시 초대를 받아 갔습니다.

그리고 네팔공산당 총재의 집에 가서 한번 얼굴을 익혔습니다.

공산당하면 경기가 나는 것이 우리 현실인데 그는 매우 충실한 자세로 네팔몽골리안들의 요구를 듣고 

그들이 정치적으로 요구하는 문서를 받아들었습니다. 

조금은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외에도 수십차례 네팔문화예술인들의 행사에 참석하고

대여섯 차례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나 한국인의 길잡이 노릇을 했습니다.

또한 네팔의 낯선 산골지역을 찾아 네팔몽골리안의 역사를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그때 소식을 전하지 못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모두가 안녕하시길 빕니다.

 

2012년 6월 30일 카트만두에서 김형효 드림

 

 

 

출처 : 아트 매거진-아띠마
글쓴이 : 하늘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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