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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세상 이야기

가족과 함께 봄날을 사색하자

by 김형효 2011. 5. 2.

 

아바타가 되어가는 젊은이들을 구하자

 

5월이 왔다. 청춘의 봄날에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지고 다시 피는 5월이다. 장미의 계절이네. 계절의 여왕이네. 가정의 달이네. 참 많고 많은 수식어로 표현되는 5월이다. 앞서 기자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청춘이다'는 기사를 쓴 바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춘의 열정을 가득 발산해야할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청춘의 꿈이 없는 것 같다. 지치고 병든 화초마냥 기운 없이 고개 숙인 젊은이들을 보는 일은 너무 쉽다. 

젊음은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하지만 흔들리기만 하면서 꽃이 아름다운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할 수는 없다. 멈춤이 있는 것이다. 멈춘다는 것은 사색한다는 것과 같다. 느림을 배우고 읽는 것도 유행으로 재빠르게 스쳐가는 기기묘묘한 사회에서 곡예하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오늘날의 사색이다. 멈추고 사색하자. 젊음은 더욱 그런 시간의 구릉을 넘고 넘어서며 희망이 있고 꿈이 있는 것이다.

 

흔들리며 핀 장미꽃이 아름답다. 하지만 어는 순간 멈춤이 없이 꽃이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만개한 꽃 길을 걷고 있다. 인생의 뒤안을 바라보며 걷는 모습을 보는 것도 사색과 함께 한다.


지식이 없어서 꿈이 없는 것도 아닌 현실에서 그들이 겪는 일상은 가혹하다. 요즘의 청년들에 지식의 총량이 과거보다 못할 일은 없다. 다만 사색이 과거보다 못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다.


지성과 낭만이라 불리던 상아탑의 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겨내야 하는 전쟁터처럼 변한지오래다. 입시 전쟁을 치르고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빵'을 찾는 하이에나로 커가기를 강요받는 형국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박제된 사회의 틀안에서 박제된 동물처럼 전략해버린 것이다. 모두가 같은 사유로 외눈을 뜨고 살아가는 것이다. 

한 그루의 나무 안에서도 사색처럼 자리잡고 핀 꽃을 볼 수 있다.

여유를 잃은 그들에게서 순수가 넘치는 밝은 웃음을 찾기란 힘들다. 유치원생의 행복을 보는 눈은 즐겁다. 초등학생의 행복, 중학생의 행복과 고등학생의 행복은 갈수록 피폐해진다. 더구나 대학생이 되면 전투를 준비하는 삶의 전사의 모습을 연상해야 하는 현실이다. 모두가 초죽음의 세월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그들의 일상에서 여유란 없다.

마치 삶이 게임인 것처럼 변해가고 있다. 박제된 현실을 타개해낼 방법을 찾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삶의 기준만을 제시한다. 그것은 사실상 윽박지르기나 다를 바 없다. 물론 기성세대가 그러기를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리라. 자본주의 혹은 무한경쟁시대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기성세대다. 그들이 지탱한 현실이 지금 젊은이들의 꿈을 강제하고 있다. 게임속의 아바타처럼 변해버린 젊은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들의 삶이 게임처럼 변했다. 

아이들의 맑고 밝은 표정이 작은 액정화면 밖에서 더욱 아름답다. 저들의 웃음이 계속 커가길 바란다.

버스나 전철에 올라타면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우연인가해서 다시 보고 또 본다. 스마트폰 혹은 손 전화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책을 읽으며 이 곳 저 곳 살펴본다. 그들의 꿈은 게임 속에 스마트폰 안에 혹은 손 전화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일까? 버스 안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는 것은 금기처럼 제한되어 버렸나? 

책은 여유란 생각을 가져보았다. 길을 걷는 것처럼 책을 읽는다면 좋으련만, 기자는 걷는 길이만큼 사색이 깊어지고 길어진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만큼 사색도 길어지고 깊어진다. 사색이 없는 세상은 청춘의 꿈을 앗아간다. 5월 가족을 둘러보고 생각하며 책을 권하며 사색하길 권한다. 가족에게 책을 권하는, 사색을 권하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