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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만난 세상 이야기

웃음꽃 피는 수원시, 행궁동에 찾아든 축복

by 김형효 2011. 10. 10.

 

 '골목길 GMD-행궁동을 걷다' 프로젝트를 보다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인 '골목길 GMD-행궁동을 걷다'에 참석한 네팔 화가를 만나기 위해 대안공간 눈을 찾았다. 저물지 않은 오후 행궁동을 대안공간 눈을 찾았다.

그곳에서는 주말 오후의 향기 나는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자는 4년전 이곳을 찾아 네팔화가의 전시회를 추진하려했었다. 인연이 없었는지 그때마다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하다 이번 행사에 알고 지내는 네팔화가의 참여로 지극히 부분적인 만남을 가졌다.

대안공간 눈에서 주말을 풍요롭게 한 학생 연주단의 연주하고 있는 모습

이미 소개한 바 있는 것처럼 네팔화가 서르겅가가 참여했고 또 다른 화가 어스미나가 참석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온 화가들도 있었다. 그들의 밝은 표정 그리고 한국작가들과의 불편 없는 소통은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각기 다른 생활 방식과 문화적 풍토 속에서 살며 창작이라는 동일한 일을 하는 동업자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조화롭다.

길 위에서 어우러지는 돌과 모래, 그리고 흙들까지도 조화롭잖은가? 사람들은 가끔씩 그런 것들을 불편한 조화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런 조화가 서로 다름을 가진 인간들의 조화와 뭐가 다를까? 피부색이 다르고 말의 길이 다른 사람들이 수원에서 만난 것이다. 그리고 거침없는 조화를 만들며 만면에 웃음이 넘치게 만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의 길에 거역이 없다.

대안 공간 눈에 사색의 열기가 넘친다. 날 더운 가을을 쫓아보낼 서정의 향연이라 할만하다.

손잡고 간다. 저무는 노을 속에서 대안공간 눈이 있는 골목길은 명소란 생각이 들었다. 고층 빌딩이 넘쳐나는 대도시 중의 하나인 수원이다. 기자는 골목길을 걸으며 어린 아이들과 학생들이 좀 더 많이 골목길의 정취를 품어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창조란 작은 사색의 한 걸음에서 시작되는 인간이 생명을 얻은 후 얻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일 것이다.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마음 길에도 평온한 마음이 가득 들어찼다. 마치 젊은 시절의 연인과 단풍길을 걸을 때처럼 평화로운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어스름한 어둠이 깔리는 길에 현악기의 음율이 조화를 이룬 눈에서의 음악이 더욱 기쁨에 찬 조화를 이룬 것이리라.

사진 앞줄 왼쪽 첫번째가 서르겅가이고 그 옆에 카메라를 살피는 사람이 어스미나다, 둘은 네팔에서 온 화가다.

더구나 축복받은 생명인 예술가들이 어우러지는 마당이다. 멀고 먼 이국의 사람들까지 한 마당 잔치처럼 만난 것이다. 수원에서 그리고 행궁동에서 만든 축복을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잡이가 되리라 믿어본다.

그런 점에서 4대 성인을 넘어선 축복받은 인간들, 예술가들이 상상과 조화를 안고 내 곁에 찾아왔을 때, 와락 끌어안아 품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수원시민과 행궁동 동민, 아니 대한민국 사람 모두, 전 인류가 그런 축복을 기꺼이 받아 안는다면 평화는 절로 출렁되리라. 가까이 너무나 가까이 찾아온 축복을 함께하시길 바란다.

네팔, 미국, 독일, 미얀마 등지에서 온 화가들이 멍석 위에 막걸리를 두고 어우러졌다. 술과 안주가 엉키듯 서로 어우러지는 평화가 조화롭다. 기자도 오른쪽 끝에서 그들과 함께 했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신 대안공간 눈 관계자들과 행사에 참여한 이국의 화가들과 한국화가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공간에서 축복받은 창조자들이 활어처럼 활기찬 기풍으로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가길 바란다.

낯설게 만나 그들이 막걸리 사발을 사이에 두고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움은 하늘에 달빛처럼, 별빛처럼 빛나는 일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태양처럼 활기찬 희망을 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