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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네(НЕ), 네(НЕ), 넷(НЕТ)

by 김형효 2009. 5. 15.

아래 가득 들어찬 나무들을 보다가

하늘을 엮어놓은 나뭇 가지들을 보았습니다.

 

 

네(НЕ), 네(НЕ), 넷(НЕТ)

 

 

낯선 나라 사람과 낯선 문화만큼 낯설다.

익숙함이 날 부정한다.

내가 아니라, 일상이다.

마치 떠나고 싶다고 안달하지만,

떠나보니 떠난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돌아서지 말고 가자.

돌아가게 되면 그냥 돌아가자.

앞도 뒤도 다 길이다.

일상적 대답이 일상적 부정인 세계에서

하루하루 해가 뜨고 진다.

하루하루 달도 별도 뜨고 진다.

네, 네, 넷!

강하게 긍정하고 돌아섰더니,

강한 부정으로 날 옥죄고 있다.

삶도 때로는 그런 함정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뜻대로 살고 있다.

뜻대로 살고 있는 그들 중에 몇이나 행복할까?

사람들은 행복하다.

과연 그들은 뜻대로 살고 있을까?

그냥 살다보니 행복한 것은 아닐까?

독백의 하루가 밝았다.

해가 뜨고 지는 길이다.

아니다.

해가 지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지금은......,

마치 살고 있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처럼

아니 없던 사람이 태어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은 그렇게 가고 오고 있다.

어제 온 노선 버스처럼......,

조금 지나간 순환선을 달리는 전철처럼......,

 

 

1) 아니다. 라는 뜻의 러시아어

2) 아닙니다. 라는 뜻의 러시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