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지난 주부터 우크라이나에서도 신종인플루엔자로 사망자가 생겼다.
지난 주 33명의 사망과 주말을 넘기며 10여명의 추가사망자가 생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는 주말인 어제 근처의 약국을 찾아 타미플루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만약에 대비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어제 구한 약이 타미플루가 아니라고 한다.
이곳에서 활동 중인 간호단원 두 사람에게 확인한 바로는 타미플루가 아닌 것이 확실한 듯하다.
타미플루라고 구입한 이 약은 머리 아플 때 먹는 약이라 한다.
오늘도 필자는 10여군데의 약국을 찾아다니며 타미플루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마스크도 동이나 없고 타미플루도 아에 없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수도 키예프에 우선 공급된 타미플루가 일부 사재기까지 벌어지면서 이미 동이 났다 한다.
약국을 찾아디니며 주말 거리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파트에서 볼 때 햇빛이 좋아 제법 따뜻한 느낌이서
간단한 조끼를 걸쳤다가 다시 아파트로 돌아와 따뜻하게 옷을 챙겨 입어야 했다.
하지만 거리에는 꽃이 만개했다.
국화꽃도 장미꽃도 형형색색으로 사색이 깊은 색으로 피어 있었다.
상가도 문을 닿아 건 곳이 많았다.
그런데 휴일에도 문을 열던 한 약국이 문을 닿아 걸었다.
가장 민감하게 신종인플루엔자에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이 약사들인 듯하다.
가는 약국마다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는 곳은 없었다.
그저 없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예빠토리야에 전철과 도로 사이에 핀 백장미가 깊은 사색의 색으로 피어있다.
마치 흰장미 꽃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같은 모습이다.
아래는 붉은 장미다.
흔히 붉은 장미는 오월의 장미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런 계절의 변화도 아랑곳 없는 듯 화려한 빛을 자랑하고 있다.
가로에 수많은 나무들이 잎을 떨어트려 조화를 이룬 낙엽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색의 무덤이라고 해야할까?
생멸의 모든 사연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생각에 잠긴 낙엽을 바라보는 듯하다.
지난 겨울 수도 키예프에서 수많은 나무들에 흰 페인트 칠이 되어 있어서 궁금했다.
나중에 보니 다른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칠하는 약품이라고 한다.
이곳은 관광도시 답게 천연색으로 칠했나 보다.
그러나 이곳의 관광은 여름 한철에 집중된다.
아무튼 울긋불긋 단풍이 무르익지 않은 거리에서 볼만한 아름다움이다.
수많은 조명불로 나무를 피곤하게 하는 것보다 너무나 좋아 보인다.
신종인플루엔자도 어쩌면 인간이 자연을 학대해서 생긴 자연의 봉기이거나 도발은 아닐지.
아파트 근처로 돌아오던 길에 흰 달을 보고 지나치기가 아쉽다.
달은 언제나 고향같다.
히말라야 산 속에서도 이국을 여행하던 그곳에서도, 바다에서도 들에서도 깊은 달밤에도
달은 고요롭고 평온한 감성을 충만하게 하며 자극하는 고향 바다 같다.
소나무다.
해가 저물며 조명을 터트리지 않았더니 사랑처럼 흔들린다.
하지만 흔들린 사랑도 아름답듯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소나무 곁에 도드라진 자작나무가 서 있었다.
저무는 해를 쫓아 한 컷을 잡았다.
포플러 나무가 키 자랑을 하고 있다.
오늘 하루의 마지막 푸름을 보여주는 하늘이 독특하다.
허공을 채우는 공허처럼 난 추운 오늘 속없이 푸른 내 마음을 본다.
기다리는 사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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