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사색도 봄날이다가는 곳마다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춘삼월 좋은 시절 청춘의 꿈이 익어가는 날들이다. 그런데 이 좋은 세상에 사람들만 고통을 견뎌야하는 듯하다. 삼라만상이 자연처럼 푸르름을 자랑하는 이 봄날에 국립대 카이스트에서는 청춘이 연이어 낙화하는 슬픔의 날이 뉴스를 보는 이의 마음을 애달프게 한다.
화분 안에 난도 각기 자유롭다. 하물며 사람을 제단만하려는 정책당국자들의 각성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까? ![]() 길을 걸으며 사색을 공유할 수 있다면 모두가 같은 생각이 아니라도 삶은 조화로운 길을 향할 수 있으리라. 사실 기자의 눈에 안타까운 일이 한 둘이 아니다. 하여 안타깝다는 말도 이제는 버릇이 되어버린 것 같아 스스로 말문을 닫아야 하는가 생각한다. 그러나 어찌할까? 벙어리처럼 살기에는 답답증에 견뎌낼 재간이 없으니 말이다. 서울, 수원, 인천, 광주, 대전을 거쳐 이번에는 진주에 다녀왔다. 촉석누각 인근에 벚꽃이 만개했고 철쭉도 나보란 듯 만개했다. 오며가며 고속도로 주변에도 꽃 사태가 고속버스에 몸 실은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은 뻥뻥 뚫려 어디든 오갈 수 있는 나라다. 하지만 오가는 길에 자연처럼 반가운 사람의 삶이 없으니 이 일이 봄날이라 즐길 수만 없는 일이다. 근간에 올레길 걷기가 유행하여 천천히 살기에 매료된 듯 보이는 현실이다. 히말라야 오지의 느림과는 비교가 안되지만, 거친 도시의 속도를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천만다행인 문화현상이란 생각이다. 거칠고 버거운 현실일수록 삼삼오오 걸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귀국 후 화성을 걸어보지 못했다. 바쁜 인사가 지친 일상보다 버거운 날이다. 조만간 몇 해 전처럼 화성을 걸으며 화성의 유유자적을 체감하고 싶다. 지나간 걸음이었지만 화성을 걸으며 느꼈던 수많은 인연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며 가끔씩은 화성 언저리의 꽃들과 담소도 나눠보고 싶다. ![]() 대천 바다에서 풍등을 날리던 사람들의 소망은 지금쯤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모두의 소망이 봄날 같았으면, ![]() 꽃들이 만개한 봄날, 사람들에 얼굴에도 만개한 꽃 같은 웃음을 찾았으면 하고 바란다. 이번 주말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찬란한 봄날의 향취를 느끼며 화성이나 만석공원 혹은 광교산의 춘삼월을 만끽하시기를 소망한다. 오늘은 먼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의 새해가 밝은 날이다. 수원역 인근의 네팔 레스토랑에 앉아 역 앞을 바쁘게 오가는 시외버스와 시내버스를 바라보면서 우리네 삶을 본다. 모두의 안녕도 빌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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