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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여기는 네팔입니다, 모두 안녕하시지요?

by 김형효 2011. 6. 6.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1)

오랜만입니다. 일상이 버거운 사람에게는 그 어떤 일도 반가울 일이 없지만,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한 마디 인사는 보약일 듯합니다. 

수원에서 오래도록 머물다가 네팔로 떠난 지난 5월 26일 오후 홍콩 공항에서 첫소식을 전했습니다. 긴장감도 설레임도 모두 누군가에게 맡겨둔 것 같았습니다. 다소 멍한 사색을 안고 홍콩에서 네팔 국적기 네팔항공에 올랐습니다. 승무원과 '나마스떼!' 인사를 나누었고 자리를 잡고앉아 비행기 안에 비치된 책자를 들었습니다. 
 

 

네팔 항공사를 홍보하는 홍보책자이다. 기내 비치된 상그릴라를 읽으며 진정 네팔이 이상향인가?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상그릴라(SHANGRI-LA)라고 쓰여진 책자를 펼쳐서 3년여 동안 찾아보지 못한 네팔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별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하늘로 올라서 내려다보는 지상은 아득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망각을 안고 떠도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흰 구름 위에 또 다른 세상을 얹어 놓기라도 한 것처럼 특별한 생각을 해내야할 것처럼 이런 저런 생각에 몰입했지만, 그 또한 특별할 것은 없었습니다.

홍콩 공항을 이륙하고 세 시간 정도 지나 네팔 상공 인근에서 히말라야를 보고 싶었습니다. 하늘은 무심하게도 쨍쨍한 햇빛을 내리쪼이면서도 히말줄기에 구름을 잔뜩 덧씌우고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히말줄기를 보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저는 비행기 왼쪽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해질 무렵의 햇빛은 거칠기만 했습니다. 혹시나 하고 반대편 창가를 응시했을 때 어렴풋이 히말줄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카트만두 상공에 이르자 구름에 휩싸인 카트만두와 저 멀리 흰 구름 위에 또 다른 구름 밑에 히말의 모습이 아스라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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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상공에서 본 시내 풍경이다.

몇 차례의 네팔을 찾을 때보다 희미한 히말이 네팔의 현실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은 불길한 생각도 가져 보았습니다.


여덟 번째 네팔행인데 그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카트만두 상공에 구름이 잔뜩 끼어서 비행기가 구름을 무동 타고 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착륙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카트만두 인근의 산들이 흰 구름 사이로 섬처럼 솟아나는 색다른 풍경을 보았습니다. 저녁 7시가 되어서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네팔에 왔습니다. 

간단한 비자발급 수속을 밟고 곧 짐을 찾았습니다. 비자를 발급 받으려고 외국인 입국 출구로 나가려는데 비자 발급하는 직원이 "네팔 사람 아니냐?"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네팔인 입국장소를 안내해주었습니다. 기자는 "나마스떼!"라 인사를 전하고 "아디 만체 호!"(반쪽 사람이오!)라고 대답하고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곧 수속이 끝났습니다. 함께 웃으며 진행되는 비자발급 수속은 5분도 안되어 끝났습니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날바하두르 비케이(NAR BAHADUR B. K)는 자신의 친구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기자를 반겨 주었습니다. 그는 네팔 화가이며 한국에서 네 차례 전시회를 가진 훌륭한 화가입니다. 수원역에서 기자가 사가르마타(하늘바다, 에베레스트의 원래 이름)에 다녀와서 전시회를 열 때, 그의 작품도 전시된 바 있습니다. 

전날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늦어 기념촬영을 못했다며 비케이가 자신의 갤러리 앞에서 입국을 축하하는 뜻에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사진은 시민 기자)

이제 네팔에 도착한지 일주일이 되어갑니다. 현실의 고통과 변화를 향한 몸살을 앓는 네팔이야기지만 성의를 다해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