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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타국이지만 반겨줄 사람이 있어 기쁘다

by 김형효 2011. 6. 6.

 

 상그릴라의 땅, 네팔에서(2)
 

 

네팔 화가 비케이의 환영을 받으며 그와 기념 촬영을 했다.

네팔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전날의 피곤에도 기자가 처음 인연을 맺은 지인들을 찾아 나섰다. 
6시에 일어나서 맵피 사마쿠시(MEBPI SAMAKUSHI)에 있는 밀런 쉬레스타의 집을 찾았다. 

그는 수원 인근 병점에서 일했었다. 지금은 네팔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다른 사업으로 그 누구보다 바쁜 날을 지내고 있다. 기자는 네팔에 올때마다 그를 통해 알게 된 그의 가족과 맵피 사마쿠시 사람들을 찾아 인사를 전했다. 사마쿠시에서 필자를 알아보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마치 고향처럼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먼저 어스미따와 그의 어머니가 제일 먼저 눈에 띠었다. 작은 상점을 하는 어스미따의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재혼을 하였다. 그래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눈이 맑고 영리한 어스미따는 한동안 아픔을 이겨내느라 애를 썼으리라. 하지만 언제나 밝은 눈빛으로 기자에게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인사를 나누고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뒤돌아섰다. 등 뒤에서 헤므라저와 그의 집에 세들어 살며 옷 수선점을 하는 레비카의 아버지가 기자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헤므라저는 밀런의 사촌 형님이다. 처음 네팔을 찾았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사람이다. 그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사람으로 마을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 그에게 상의를 하는 사람이 많다. 


밀런을 통해 네팔에 왔지만, 헤므라저처럼 마음 편하고 든든한 사람을 만난 것을 행운이다. 네팔을 오가며 가끔씩 불편스런 일이 있을 때면 그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곧 인사를 마치고 안부를 물으며 그가 안내하는 그의 집으로 들어섰다. 기자가 몇 달 동안 머물기도 했던 곳이다. 

도착한 다음날인데 전면 파업으로 도시의 모든 기능은 마비되었다. 작은 상점까지 문을 닫은 거리를 소와 차량 그리고 오토바이가 함께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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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이라는 삼륜차에 차장이 매달린 것처럼 처연한 모습으로 차밖의 세상에 몸을 맡겼다.

어디를 가던 반겨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의 기쁨이다. 삶이 쓸쓸하고 버겁고 고통스럽더라도 말이다. 길을 가다 만나는 선선한 바람같은 인연들이 집안에서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전해왔다. 바우주(형수님)도 있었고, 새롭게 태어난 두 아이도 있었다. 


헤므라저의 두 아들과 딸은 모두 외국에 나가고 없었다. 딸 무나는 미국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마치고 장학생으로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의 동생인 라케쓰도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항상 걱정이 많던 큰 아들 무케쓰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이제 격정을 억누를 줄 아는 어른이 되어 오스트레일리아에 가서 직업을 구했다고 한다.

한 집안의 식구 중 절반이 외국으로 나가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성공이라 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삶이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정이 넘치는 사람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 그들이 네팔 사람들이다.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몇 차례 목격한 바 있다. 마을 어귀의 아낙들과 주변의 아이들까지 슬픔에 눈물을 쏟는다. 자신의 가족도 아니지만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함께 했다. 무언가를 추구하여 얻는 다는 것은 또 다른 빈자리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다. 

기도가 일상인 네팔 사람들, 그들이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기도처가 있다. 라짐빳 인근의 도로변이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순행이기를 바란다. 
그것은 내 자신에 대한 바람이기도 하다. 네팔 사람들 그들이 자신의 빈자리를 메꾸어 나가기 위해 참아내야 할 것들이 많으리라. 그리고 그런 노력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 그들에 앞길에 희망이 넘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