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3)
아침 동안의 바쁜 인사는 곧 밀런의 집으로 이어졌다. 구 왕궁 앞은 해외로 나가려는 네팔인들의 꿈의 광장으로 변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또 다른 절망을 만나기도 한다. 이곳의 책임자는 필자의 지인이며 네팔인 작사가인 디네스 아디까리로 4년전 만해문학축전에 초대된 바 있다.
변화하는 나라 네팔, 군악대인지 의장대인지 모르겠다. 희망을 찾는 네팔인들 사이로 그들이 지나가고 있다. 버거운 네팔의 단면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지금 네팔의 아침은 지난 8년 전과 다르고 3년 전과도 다르다. 과거에는 10시에도 상점 문이 열리지 않던 네팔이다. 지금은 5시에도 6시에도 열린다. 사람들은 그보다 더 일찍 거리로 쏟아지듯 나온다. 바쁜 걸음이 과거 한국의 농촌 모습처럼 생각되기도 하였다. 비가 내리는 새벽 들녘을 거닐며 물꼬를 보고 들판을 사색하며 걷던 멋진 그림이다. 그 기억속의 아름다움은 지금 아스라하다. 네팔 왕궁 앞 거리 양편에 수많은 네팔인들이 모여들었다. 외국으로 가는 비자를 받기 위한 행렬이다. 맨발로 혹은 슬리퍼를 신고 누더기진 옷을 입은 사람, 길거리에 쓰러져 나뒹구는 사람, 아픈 사람들의 현실에 울컥 눈물이 나는 거리다.
타멜 거리에 히말라얀 은행 앞이다. 청중들이 모여 번다(파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 중이다. 일자리를 찾아 낯선 나라로 떠나려는 그들의 모습은 절규처럼 보였다. 모든 것을 잃어버려 마지막 남은 체념을 무기로 낯선 나라로 떠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잃어버린 체념의 무덤처럼 남은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람들로 보였다. 몇 사람과 네팔말로 인터뷰를 했다. 카타르, 리비아, 두바이, 이스라엘, 포르투갈, 그리고 그 뒷자리에 한국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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