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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네팔에도 몬순(장마)이 시작되었다

by 김형효 2011. 6. 28.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9)

 

네팔에도 장마가 시작되었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서남아시아에서는 장마를 몬순이라고 한다. 아열대 지방의 장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장마 이상이다. 여행객들은 이 계절만 피해서 여행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네팔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6월부터 8월은 반드시 피할 것을 권한다. 

몬순에 도보산행(트레킹)을 하면 하늘과 땅에서 양면 공격을 받는다. 어제 아침 기자가 코사이쿤드 지역으로 트레킹을 가겠다고 했더니 알고 지내던 네팔인 친구가 해준 말이다. 하늘에서는 비가 쉴 새 없이 내리고 땅에서는 거머리가 옷 속으로 파고들어 피를 빨아댔다. 

 

 

다파시라는 동네에 갔다. 가는 길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옴짝없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어제 오후 카트만두 인근 도시인 파턴에 대규모 인파가 결집했다. 시위대인가 했다. 알고보니 축제가 있단다. 힘들어도 축제는 사람의 지친 일상을 극복하게 하는 윤활제가 되기도 한다.

2007년 여름 포카라를 거쳐 묵디낫 산행을 했다. 
푼힐 전망대를 거쳐 8일간의 일정으로 걸었던 길이다. 하루 이틀 걷다가 몬순 비를 맞기 시작했다. 걷다가 지쳐서 쉬어갈 때 쯤 발바닥까지 물에 젖는다. 젖은 발을 말리고 걷자고 양말을 벗어젖히자 살갗에 거머리들이 붙어서 옴짝을 않았다. 거머리를 떼어내자 작은 샘처럼 피가 솟았다.

어릴 적 모내기를 할 때의 추억이 떠올랐지만, 권할 일은 아니다. 카트만두에서의 한달이 지났다. 보름은 옴짝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가며 한국어 강의를 했다. 


오토바이 뒷좌석의 위험과 카트만두 교통 혼잡으로 인한 오염 등의 문제로 강의를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나머지 보름동안 필자는 아는 시인들의 행사에 다니거나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냈다. 최근 일주일 동안의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 소개받은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신부는 기자의 지인이다. 나이는 21세인줄 알고 있다. 대학을 마치기도 전에 결혼식을 하는 것이다. 그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빌어본다.

돌조각을 하는 네팔 화가의 작업장 앞에 웃는 돼지상이 있었다. 흥미롭다. 사람도 웃지 못하는 세상이 많다. 돼지도 웃는 세상, 사람도 웃게 되기를,

토요일 오후에는 카트만두에서 7km정도 외곽을 달려 지인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먼줄 시인의 처제 결혼식이었다. 먼줄 시인은 네팔의 대표적인 음유시인이며 네팔공화국이 수립될 때 그의 시는 네팔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마당 한켠에 천막을 치고 손님을 접대하고 있었다. 색감이 다른 풍경이다. 그러나 엄연히 시골의 풍경은 국경을 초월하는 멋을 동반하는 것 같다.

네팔에서 겪는 많은 일들은 어릴 시절을 상기시킨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추억의 장을 열어주는 곳이다. 전통결혼식을 기억하는 필자는 장대비 속을 달려 결혼식장을 찾았다. 네팔인 화가 비케이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바라보는 카트만두 외곽풍경은 시골의 정겨움을 느끼게 했다. 

맥빠진 일상은 아열대의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비롯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속에 오아시스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고 있다. 다음 주에는 네팔 왕족이 네팔에서 가장 빼어난 미모의 여인들을 아내로 맞았다는 코사이쿤드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다. 히말라야 줄기 산 위에 수많은 호수가 목격되는 멋드러진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