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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네팔인들의 고전 무나마단 그리고, 지금!

by 김형효 2011. 6. 30.

 

 상그릴라(SHANGRI-LA)의 땅, 네팔에서(10)

 

아직 잠에서 덜 깬 것처럼 보이는 네팔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쁜 걸음을 시작했다. 이미 전했던 것처럼 3년 전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 

타멜 중심거리는 물론이고 인근지역에도 흙탕물이 튕기던 거리가 아스팔트로 포장되었다. 여전히 미비하고 집들이 들어서는 속도보다 느리다. 하지만 도심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이틀 전 타멜의 한 골목을 지났다. 아침까지도 멀쩡하게 흙탕물을 튕기던 옛 거리의 모습이 사라지려는가 보다. 

장막같았던 네팔 왕궁 안이다. 2008년 왕이 사가로 돌아간 5월 어느날까지는 왕이 기거하던 곳이다. 왕궁 안에서 기자의 등 뒤로 바깥 풍경이 보인다.전 한국주재 네팔영사를 만나기 위해 외교부를 찾았다. 그는 외교부의 주요 관료가 되었다.

타멜의 한 공사 현장이다. 질퍽거리고 흙탕물이 넘치던 거리가 곧 포장이 된다.

교통이 차단되고 작은 불도저가 길을 가로질러 도로를 평평하게 고르고 있었다. 몬순이 시작되어 더디긴 하겠지만, 2주 정도면 포장이 완료될 것이라는 것이 공사관계자의 설명이다. 더딘 걸음을 사랑하게 되었던 네팔이 급속도로 변하는 느낌이다.

사람들 마음속에서 시작된 변화가 너도 나도 국외자가 되어 떠나도록 하는 것이리라. 네팔인들의 가슴속에 슬픔 자화상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다. 국민 작가 럭스미 쁘라싸다 데보코타의 시가 되고 소설이 되었던 '무나마단, Muna, Madan'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특정한 인물 무나와 마단이 아니라 대부분의 네팔에 젊은 가정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네팔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기자가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많은 네팔 청년들이 그렇다. 그리고 아직도 마단처럼 노동을 하며 가족의 희망을 책임지고 있는 국외자들이 많다. 또 그런 그리움과 서글픔을 안고 고국을 떠나려는 청춘이 있다.

 

왕궁의 한켠에서는 국외로 나가는 비자발급 업무로 바빴다. 줄지어 선 네팔인들, 젊음을 무기로 국외로 떠나는 그들에 꿈이 이루어지기를.

붉은 담장에 철조망이 쳐진 건물벽은 인도 대사관이고 그 반대편은 영국대사관이다. 네팔인들의 주요 교통중심지인 라짐빠시에서 사마코시를 빠져나오는 길은 그들의 활동반경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길을 걸을 때마다 국외자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쩌면 떠나지 못하면 무능한 사람처럼 인식되고 있는 현실은 더욱 가혹한 네팔을 말해주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여인이 떠날 것이고, 사랑하는 남자가 떠날 것이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남편이 누군가는 사랑하는 아내가 떠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무나 마단의 이야기는 가난 때문에 고리대금을 쓰고 살던 마단이 아내 무나를 네팔에 남겨두고 티벳의 라사에 돈을 벌러간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