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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나의 여행기

네팔에서 첫 동화책을 냈습니다.(무나 마단의 하늘)

by 김형효 2012. 7. 18.

시민기자, 네팔어린이를 위한 첫 동화 3개국어 출간
무나 마단의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며
등록일 : 2012-07-17 20:54:20 |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호흡이 시작된 후 나는 줄곧 한국인이다. 나의 모든 유전자 구조는 물론 사유의 모든 에너지도 그런 흐름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부모의 자식이기도 하지만, 고향과 나라 그리고 민족 등의 다양한 구성체 속에 속한다. 나는 그런 점에서 이제 우주의 아이다. 거창한 독백이다.

지난 7월 7일 내게는 참 중요한 일이 있었다. 네팔에 와서 난생 처음 쓴 동화책이 출판되었다. 지난해 12월 최종원고를 출판사에 넘긴 후 7개월 7일 만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네팔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말하고자 쓴 나의 첫 동화 작품이다. 이미 네팔인에게 유명한 작품인 무나마단을 소개한 바 있다. 나는 네팔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내 조상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다. 어린 시절 행복한 결말을 보여주는 소설과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서다.

시민기자가 쓴 네팔어린이동화 무나마단의 하늘 책 표지 그림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이 만든 인터넷 신문에 메인뉴스가 된 무나마단의 하늘과 나의 이야기


나는 네팔인들의 작품을 폄하하거나 수준이 낮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 아이들이 밝은 이야기를 접하기 전에 슬픔과 분노를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란 생각에서다. 하여 나는 네팔 어린이들에게 기쁨과 사랑을 배우는 책을 선물하고 싶어졌다. 그것이 네팔에 살며 한국문화센타를 하는 사람의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서다. 그렇게 시작된 동화쓰기는 '무나마단의 하늘'로 탄생했다. 물론 지금의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다.

네팔의 많은 젋은이들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꿈을 향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은 대체 자신들의 부모와 삼촌, 고모, 형제 가족들이 왜 그렇게 낯선 나라 여행을 가는지 올바로 이해하기 힘들다.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그것은 나의 오만일까?

나는 책을 쓰고 네팔인으로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했던 모한까르기(Mohan Karki, 번역가, 46세)와 함께 며칠 동안 애쓰며 네팔어 번역본을 완성했다. 곧이어 네팔의 시인 크리스나 쁘라싸이의 감수를 받았다. 다시 터번 기미래에게 영문번역을 부탁하여 한글, 네팔어, 영어로 된 '무나 마단의 하늘'을 완성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긴장된 마음으로 네팔의 저명한 동화작가인 비너여 꺼서주(Vinaya Kasaju, 64세)에게 감수 및 발문을 부탁하러 찾았다. 그동안 나와 오랜 인연을 가진 화가 람 타다는 삽화를 그려서 멋진 어린이 동화를 만들어냈다.

번역을 맡은 모한 까르기에 의하면 비너여 꺼서주라는 분은 '네팔의 정채봉'이라 할만큼 저명한 동화작가라고 한다. 처음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의 발문을 기다렸다.

<발문>
네팔의 많은 아버지들이 외국에서 일하고 있다. 그 중의 몇은 아랍 열사의 땅에서 또 몇몇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처해진 환경은 달라도 자신에 아이들의 미래를 훌륭하게 가꾸고 싶어서다. 그들 모든 아버지들의 궁극적인 목적과 꿈은 한결같다. 그런데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아버지들의 마음을 모르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아버지가 왜 먼 땅에 가서 일을 하는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낯선 외국 땅에서 낯선 기후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낯선 사람들하고 일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네팔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어떤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쓰는 일은 별로 없었다. 이런 시기에 한국의 작가 김형효 시인이 '무나 마단의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어린이를 위한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에 가서 일하는 네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묘사하고 있다. 네팔을 잘 아는 작가이기 때문에 이 책은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한국어를 잘 아는 모헌까르끼에 의해 번역되었다. 새와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쓴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동시에 출판하게 되었다. 이점은 많은 독자들에게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런 책을 쓴 한국의 작가 김형효 시인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비너여 꺼서주

네팔의 옥스포드국제출판사에서 마련한 출판기념회 축하객들과 함께, 네팔학술원에서


때마침 한국에서 한 시인이 찾아왔다. 단상에 오른 김창규 시인, 사진 오른쪽에서 네번째


이제 맑고 밝은 히말라야의 햇살아래 놓여진 나의 영혼을 보는 마음으로 나의 첫 동화작품 <무나 마단의 하늘>을 본다.

무나 마단의 새로운 역사, 새로운 네팔을 기대하며

사랑스런 네팔, 희망과 설레임이 넘치는 네팔, 그런 네팔을 기대합니다.
저는 2004년 네팔을 처음 찾았습니다. 처음 만나는 네팔, 처음 보는 네팔의 모든 것들은 호기심을 넘어 오래된 나의 것을 만나는 것처럼 기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지금 또 다른 설레임으로 한 걸음 옮겨 딛습니다. 네팔의 오컬둥가의 한 처녀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무나마단의 역사를 함께 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네팔을 사랑스럽게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염원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저는 새벽에 잠에서 깨어 잠든 아내를 보았습니다. 처음 그녀가 보았을 오컬둥가의 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때 생각했습니다. 새벽을 밝히는 찬란한 달과 별 같은 네팔의 아이들입니다. 저는 한국에 머물며 새로운 네팔을 꿈꾸고 있는 아버지의 꿈을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네팔 아이들의 꿈이기도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네팔, 새로운 무나 마단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변하고 네팔도 변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히말라야처럼 새로운 역사를 기대합니다. 네팔 아이들이 히말라야처럼 거대한 꿈을 꾸기를 기대합니다. 네팔의 청년들이 더 큰 미래를 향한 포부로 하루하루를 밝히고 인생을 살아가길 기대합니다.

저는 네팔의 희망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더 큰 눈을 뜨고 미래를 바라보기를 기대합니다. 여기 7세의 어린이 무나 마단과 함께 그 길에서 함께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저도 항상 그들과 함께 같은 걸음걸이를 하며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조력자가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 깊은 영혼의 울림을 갖고 살아가는 네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네팔 아이들의 꿈을 함께 키워 가는데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길 기대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무한한 기쁨으로 여기며 또 다른 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트만두 2011년 12월 15일 한국 시인 김형효

e 수원뉴스 독자님들, 저 잘한 일 맞지요? 자화자찬도 하고 싶습니다. 지난 7월 7일 네팔의 주요 5개 텔레비전방송국의 저녁뉴스에 제가 쓴 '무나 마단의 하늘'출판 소식이 전해졌으며 다음 날과 그 다음 날에는 7개의 신문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한국의 네팔인들이 만드는 네팔인 인터넷 신문에 톱뉴스로 게재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