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유(夢游)속을 거닐다.
모두가 사랑이라고 하는 노래가 있다.
유행가다.
우리네 삶이 그처럼 모두가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도 모두가 사랑이라면 굳이 어느 곳을 향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모두가 사랑이라지만, 여전히 허한 망자처럼 허공을 쫓는 것도 사람의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족이 없고 그 없는 자족을 채우기 위한
허망한 허상을 쫓아 날마다 날아 오르고 있는 것이리라.
어디로 가는가?
사람은, 나는, 그대는, 그리고 그대의 그대와 그대의 형제와 그대의 사람들은
우리는 말하지 말자.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 그저 머물지 않고 살아있어 숨을 쉬는 것처럼
어제의 내가 오늘의 존재를 딛고 선 것을 경배하자.
찬란하잖은가?
오늘 그대가 존재하면서 그대에게 해가 떠올라 오늘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니,
그대의 신 혹은 그대가 이미 신인 것이라 믿기로 하자.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오늘의 존재와 오늘의 해가 그대를 반기겠는가?
그러니 때로 절박한 절망을 외면하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적 실체인 자신을 인정하자.
어쩌면 히말(눈의 거처, 신의 거처)의 기슭을 오가며
일생을 살아가는 산중의 네팔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은 엄숙한 절제와 엄정한 삶의 태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배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단 한번도 그들은 말한 적이 없고 단 한번도 그들은 주장한 적 없고 단 한번도 그들은 강요한 적 없다.
그저 절로 느끼게 되는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처음 맞는 히말이 나를 달래듯이 그 산중의 사람들이 나를 위해 밥상을 차렸다.
밥 값보다 더한 물적인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거침없이 내어 놓을 때
천박한 자본주의를 절대신으로 신봉하던 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안타까운 영혼인 나는 고맙고 반갑고 저절로 인사하게 되고 대책없이 주저앉는다.
그것은 그들의 사람에 대한 경배다.
그들의 사람에 대한 경배는 우리네 산골이나 시골 어느 것에서든
살랑살랑 불어오는 따뜻한 인정을 느끼게 하는 바람이다.
그처럼 자유로운 바람이 나다. 우리다.
산중에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묻는다.
그 순간 그와 나, 그들과 나의 경계는 물음 속에서 사라진다.
우리네 삶은 얼마나 천박하게 변한 것인지 이름을 묻는 것조차
청천벽력(?)처럼 부담스럽게 느끼게 하는 사람들,
혹은 그런 부담을 느끼고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존도우(Jonedow, 정체불명)의 삶을 누가 선택한 것인가?
누가 그처럼 우리들 마음의 문을 착실(?)히 걸어 잠그도록 한 것인가?
물신(物神)의 힘에 억눌린 삼라만상의 신(神)인 사람이 저지른 죄악이 아닌가?
우리는 경험한다.
따뜻한 남풍같이 나의 허물을 벗는 순간의 맑은 영혼의 흐느낌을,
자기 정화의 희열을 경험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그런 감정 상태를 알고 있다.
하지만 망각을 불러와 함께 어설픈 지금을 포장한다.
포장하지 말자.
모든 것을 멈추고 과거의 나, 기억할 수 있는 한 아주 오래전의 자신을 불러와보자.
그가 바로 나의 신, 우리의 신, 인류의 신인 맑은 영혼의 나였던 우리의 어린 시절이다.
이제 산중의 신비가 나를 감싼다.
산신(山神)들이 길 마중을 나왔다.
산에 사는 노루 혹은 산양들을 네팔 사람들은 동물 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을 헤치지 않는다.
만약 그들을 헤칠 경우 법으로 처벌을 받는다.
사람의 일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나 동물의 일에도 그런 것이 있을까?
정의로운 인간이라 포장한 사람들이 사람을 처벌한다.
그러나 동물이 동물을 처벌할까?
이성의 잣대로 규정하듯이......,
온전한 자유 바람같은 실존의 상태에서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깊은 산중의 바람결에서는.......,
망상, 몽상, 망각, 착각 등의 단어로 스스로를 가두지 말라.
이제 그대는 온전히 그대의 주인인 그대가 될 차례다.
단 하루도 그대를 억압해서는 안된다.
그대가 그대를 억압하는 매순간마다
그대는 절망의 끈을 붙들고 통곡의 사슬에 묶인 채 흐느끼게 될 것이다.
그대를 억압하지 말라.
오늘부터 그대의 영혼이 히말라야 정상의 우듬지(꼭지점)에서
실오라기처럼 피어오르는 흰 구름의 영혼처럼
그대가 그대를 억압하지 않는 순간 맑게 자신의 영혼을 피워올리리라.
스스로 스스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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