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걷기 여행/사가르마타:하늘바다everest를 걷

영혼의 바다-에베레스트(사가르마타:하늘바다)를 걸으며 사색하다.(9)

by 김형효 2008. 10. 10.

- 추억은 날 부르는 또 다른 이름

 

 

날 불러 세우는 거리,

낯선 도시의 귀퉁이도 아니다.

낯선 산골도 아니다.

다른 나라의 깊고 깊은 산중이다.

 

 

전에는 단 한 번도 걸어본 적 없는 길이다.

그런데 이 길 위에서 날 불러 세울 것만 같은 기분 좋은 혼돈을 경험한다.

사람도 바람도 구름도 나무도 하늘 안에 모든 것들이 나와 닮은 것이다.

그 닮은 것 속에 내가 서성이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서울 동대문 거리나 안산의 외국인들 혹은 중소 도시의 이주노동자들이

나처럼 낯선 거리에서 익숙한 것들을 경험할까?

그것은 전혀 다른 것이리라.

자연적인 환경을 되돌아보는 나와 자연 속에서 벗어나 문명의 이기로 가득찬

낯선 나라에 이주노동자가 겪고 바라보는 세상은 전혀 다른 이질성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서성임과 나의 산중에 서성임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위로 받을 일은 있다.

해발 5545미터의 갈로빠따르를 향하고

그 다음 사가르마타 베이스캠프를 딛고자 하는 날선 마음으로 산중을 걷고 있다.

더러는 산중의 사람들의 위로를 받으면서......,

삶은 살아 있는 순간이 모험의 시간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람은 살아있는 한 계속되는 낯설음을 향하고 있다.

그것은 때로는 선택하고 있는 것이지만,

때로는 우주적 질서의 외적 요인에 의해서 선택되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때마다 사람들은 무기력한 자신을 둘러보게 된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만,

결국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서는 만물의 영장으로서 존재하지 못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극복의 한계가 있고

그 극복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하고

새로운 질서에 순응하는 법도 익히고 배운다.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

사람은 사람의 길을......,

문명의 이기, 그리고 우주적인 질서의 수많은 파편들을 조합하고

그것들에 대응하면서 우리는 사람의 길에서 사람으로서 존재를 자각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불이 붙어 하늘을 태운다면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태양이 불덩이가 되어 바다의, 강의, 시냇물의, 지상의 모든 물들을 다 태워 버린다면

바람이 불어 사람의 것과 자연의 것들이 자라는 들판과 산등성이 그 어느 곳에라도

세상의 모든 싹들을 다 어디론가 날려 버린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잇을까?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이름으로 사람의 이름으로

우리는 그저 남는 사색만으로 살아갈 것이다.

우리는 사색의 영혼을 갖고 있다.

그 사람의 영혼이 있어

우리는 삶을 향기롭게 살 수 있다.

 

저 히말라야 정상을 붙들고 있는 산기슭의 사색도

그 사색의 영혼도 우리네 사람의 것과 다를 리는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