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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눈물 나는 날

by 김형효 2008. 11. 27.

눈물이 난다.
자꾸 자꾸 눈물이 난다.

슬퍼 우는 것도 아니다.
기뻐서 우는 것도 아니다.
하염없이 울음이 나는 이유라고 말하자면
마른 육신으로 꼿꼿이 죽은 쑥부쟁이
흰 수염 꽃으로도 당당한 억새 풀꽃
굳이 말하자고 한다면 그 때문이라고

벌판과 하늘과 바다를 바라볼 줄 아는 눈
그 눈길이 있으니
오늘 그 눈길을 바라보는 날

눈물이 난다.
자꾸 자꾸 눈물이 난다.

슬픔과 기쁨이 마른 땅에 꼿꼿하다.
막다른 길 끝에서 머무를 수 있었다.
그것들이 있어서
굳이 말하자고 한다면 그 때문이라고

강과 산이 만나는 그곳에 설 수 있어
그 설 곳이 있어서
오늘 그곳을 바라보는 날

슬퍼 우는 것도 아니다.
기뻐서 우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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