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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

날마다 낯선 길 위의 사람은 쓸쓸하다.

by 김형효 2008. 12. 3.

헛웃음 나는 날

 

 

 

날개가 있다면 잠수를 하여 바다 속을 날고 싶다.

지느러미가 있다면 창공을 가르고 하늘을 헤엄치고 싶다.

 

낯설게 살아가고 싶다.

마음먹은 대로 낯선 곳을 가는 사람

어쩔 수 없이 낯선 곳을 가는 사람

사람인 것이 자유로운 것을

사람들만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자유롭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이 자유롭기 때문에 나오는 말인 줄을 모른다.

 

멍하니 거울 속에 얼굴을 바라보듯

저 멀리 푸른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는

멍청한 하늘을 쳐다본다.

온 세상을 다 호령하듯 품은 하늘이

제왕처럼 구름도 비바람도 다 쓸어안고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억압인 줄 모르고 사람들은

그 뻥 뚫린 하늘을 바람처럼 자유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허방을 밟은 발걸음으로 뒤뚱거리다

참을 수 없이 거친 웃음으로

그러다가 저무는 해처럼 불타오른다.

자랑없는 사람의 뒷모습이

허방을 밟고 살아가는 거울 속의 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