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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세상/내가 쓰는 시112

한밭벌에서 - 거리 8 꽃이 지는 거리보다 꽃 피는 거리를 좋아하지.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가고 오지만 거리의 꽃들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피고 지는 것은 모르지. 꽃도 쉬었다 다시 필 수 있다면 아마도 쉬고 싶어할 지 몰라! 거리에 꽃도 절망하잖아. 거리를 밝히는 꽃들이 절망하지. 인간의 마음에 들어맞는 맞춤형.. 2007. 5. 14.
한밭벌에서 - 거리 6 봄날의 가로를 달릴 때면 보이지 않는 것들, 봄날의 가로를 천천히 걸으며 나무에 기대면 나무가 속삭이듯 나를 향해 잎눈을 틔운다. 마치 비오는 날 호수에 떨어지는 빗방울 같은 물보조개 물보조개 같은 나무의 잎눈을 보면 나도 그처럼 앙증맞은 소년이고 싶다. 나도 그처럼 귀여운 소녀이고 싶다. .. 2007. 5. 8.
한밭 벌에서 - 거리 5 거리를 채운 그 어느 것도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거리를 채운 그 어떤 것도 쓸모없는 것이 없다. 사람의 거리에 그 무엇이 허접한 것이랴! 사람의 길에 길이 아닌 것도 길이 없는 것도 없다. 오늘 중얼거린다. 중얼거리는 세월, 중얼거리는 세계 난 그 안에서 외로운 불나방 한마리처럼 불빛을 쫓고 .. 2007. 5. 7.
한밭벌에서 - 거리 4 지구의 자전을 돕느라고 차 바퀴가 돈다. 지구의 공전을 돕느라고 나도 따라 돌고 돈다. 자전과 공전의 기억 속에 너도 나도 길 잃은 나그네 자전과 공전의 기억 속에 꽃 나비가 난다. 자전과 공전의 기억 속에 꽃이 지고 꽃이 핀다. 자전과 공전의 기억 속에 밤과 낮이 서로를 외면한다. 그렇게 사람과 .. 2007. 5. 1.